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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사랑 Mar 09. 2017

브랜드와 디자인, 디자이너의 역할

혁신적인 수다 2017 - #1 .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기업의 디자인 

17년 3월 8일, 성수동 카우앤독에서 열린 혁신적인 수다 2017 - #1번째 토크 세션에 참가했다. 1월인가 2월에 SNS 상에서 토크 쇼 광고를 보고, 즉흥적으로 6회 전 세션을 등록했는데, 생각보다 참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았나보다. 현재 6번째 세션을 빼고는 전 세션 마감이란다. 


#1번째 토크 세션의 주제는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기업의 디자인' 이었다. 모더레이터로는 월간 '디자인' 전은경 편집장님이고 토크 패널로는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의 한명수 CCO 님, '크라픽'의 조제희 실장님이 오셨다. 사실 나로서는 이 분들이 누구인지 사전 지식없이 참석한 상황이었는데, 디자이너 쪽에서는 꽤 유명한 전문가들이셨다.  한명수  CCO님은 본인을 소개하면서 현재의 직장이 9번째 직장이라고 하셨고, '크라픽'의 조제희 실장님은 카카오 합병 전 다음(DAUM)에서 8년간 디자이너로 근무하다가 창업을 한 분이셨는데, 쏘카와 서울자전거(따릉이) 의 브랜딩과 디자인을 총괄한 agency 회사의 대표였다.


강의 내용을 열심히 필기하기는 했지만, 인상적인 몇 가지 부분을 정리해 보았다

#1. 솔루션 관점의 디자인.

조제희 실장님은 디자인을 솔루션(solution)관점으로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파트너 사들의 문제를 디자인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업 을 가지고 있어서 인 거 같다. 다만, 파트너 사들이 근본적인 고민과 지식없이 본인들에게 디자인 이외의 영역까지 해결을 요구할 때가 많아서 단순히 디자인적인 접근이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과 솔루션 제공으로써 디자인의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셨다.

#2. 사람을 키우는 디자이너

한명수 CCO가 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가 회사의 CCO(회사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를 제안했을 때 2가지를 요청했다고 한다. 배달의 민족 외에 M&A하는 회사의 전체 브랜드 체계를 잡아달라 와 더불어 시장에 내 놓을 수 있는 아트 디렉터 10명을 양성해 달라는 요청이었다고 한다. 또한 10년차 시니어 디자이너를 선발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사람을 키울 수 있는 사람이냐' 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디자이너가 자기 일만 하는 것은 오히려 쉽지만, 사람을 키워내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이다. 왜 이런 디자인이 나왔는지에 대한 디자이너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남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인내와 열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3. 텍스트와 이미지

브랜드 디자인은 텍스트와 이미지로 표현된다. 그 중에 더 중요한 것은 바로 텍스트이다. 배달의 민족은 '21세기 최첨단 찌라시' 라는 명확한 텍스트가 있었기에 오히려 이미지 작업이 쉬워졌다고 한다. 배달의 민족이 인수한 배민프레시(구, 덤앤더머스) 는 좁고 뾰족한 텍스트가 잡히지 않아 7~8개월 걸려 이제는 '대한민국 온라인 반찬가게'라는 타이틀로 다시 브랜딩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디자이너는 소통의 능력이 중요한데, 말을 잘 하기 어려운 디자이너도 글로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쉬울 수 있기 때문에 말이나 글로 소통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4. 디자이너는 어떻게 영감을 키울 수 있는가?

정답은 각자 다르겠지만, 조제희 실장님은 '생각한 거을 바로 실행한다'로 본인의 틀을 깨려 노력한다. 그래서 최근에 다들 위험해서 타지 말라고 하는 오토바이를 처음으로 샀다고 한다. 모더레이터로 수고하신 전은경 편집장님은 몇가지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소스를 주셨는데, '어둠속의 대화'라는 감각을 키울 수 있는 전시회(?)도 좋고, 연극을 보면서 영감을 키우는 것도 생각해 보라고 하셨다. 더불어 최근 인터뷰했던 '이석우 디자이너'는 routine 한 삶을 잘 살아내면서 업무도 잘 되고, 영감도 더 잘 얻었다 라는 이야기를 해줬다고 전해 주었다.

#5. 내부 언어의 일치화와 팀웍

디자이너는 주로 기획자, 마케터와 같이 일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각 부서의 사람들과 좋은 팀웍을 유지하면서 언어를 통일하는 것이라고 한다. 서로 언어가 같고 생각하는 분야가 같으면 더 잘 일할 수 있다고 한다. 배달의 민족은 창업초기 부터 이 부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서 매달 잡지 광고를 내는데 각 부서에서 돌아가면서 광고에 쓸 카피를 만든다고 한다. 이 때 수백개의 카피가 올라오고(배달의 민족은 라인(line)을 회사 톡으로 활용한다고 함) 그 중 몇 개의 카피가 후보에 오르는데 마지막 의사결정은 김봉진대표가 한다고 한다.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되 대표가 독점적 권한을 가지고 의사결정하는 구조에 대해서 공평하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배달의 민족이 인공지능(AI)에 투자하는데 명칭을 대표가 이미 정해 놓았는데도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내부 언어를 일치시키고 내부 브랜딩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한다. 

#6. 본질과 스킬

디자이너는 디자인 프로그램을 잘 쓰는 스킬보다 본질을 잘 파악해야 한다. 스킬에 너무 신경을 쓰면 정작 중요한 본질을 놓칠 경우가 많다. 조재희 실장님은 본인 경험을 이야기 하면서, 본인이 3D 디자인을 배우고 싶어서 두꺼운 메뉴얼을 공부했는데 어느 순간 새로운 프로그램이 나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스킬도 익혀야 하지만, 본질의 디자인 역량을 계속 키워야 함을 느꼈다고 한다.


내가 잘 모르는 디자인쪽 이야기였지만, 브랜드로서 디자인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재미있게 들었던 2시간의 토크세션이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디자이너 또한 소통의 능력이 중요하고, 그 소통 능력을 통해 사람을 키워내는 디자이너로 성장해야 함을 느꼈다. 다음 세션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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