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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사랑 May 19. 2017

공감하고 말하는 대로 글쓰기

유시민의 '공감필법'을 읽고

회사에서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었습니다. 서로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생긴 일인데, 이럴 때 제가 찾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서점입니다. 서점에 가면 즐겁습니다. 시간을 생산적으로 보낼 수 있는 것도 좋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할 것들도 넘쳐 납니다. 서점 중에서 요즘 저에게 아지트 같은 곳이 있습니다. 선릉역에 있는 '최인아 책방'입니다. 어제 선릉 역 근처에서 미팅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서 최인아 책방에 잠시 들렀습니다. 2층 의자에 앉아 지난번에 그 서점에서 산 책인 '무인양품은 90%가 구조다'라는 책을 꺼내 읽었습니다. 최인아 책방의 장점은 소파가 많다는 점과 더불어 그곳에서는 책이 잘 읽힌다 라는 점입니다. '무인양품은 90%가 구조다'라는 책의 못 읽는 부분을 다 읽고, 미팅 약속시간이 다 되어 서점을 떠나려고 했는데, 그냥 가기가 아쉬웠습니다. 저는 주로 경제, 경영, 자기계발을 좋아하고 그 책 위주로 보는데, '최인아 책방'은 생각하면 읽은 책을 많이 소개해 주고, 깊이 있는 책들을 잘 보이는 선반에 진열할 때가 많아, 구매하는데 도움을 받곤 합니다. 그러다 한 선반에 출판사인 '창비'에서 소개한 책들이 모인 곳을 발견하였고, 그 선반에서 유시민의 '공감필법'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유시민 씨 책은 고등학교 때 역사에 대해서 쓴 책을 읽은 것 이후로는 구매해서 읽은 적이 없습니다. 사실 유시민 씨가 정치에 뛰어들고, 노무현 정부 때 복지부 장관을 할 때에는 그에 대해 잘 몰랐고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썰전을 보게 되었고, 유시민이라는 분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논리 정연하면서도 쉬운 문장으로 현재 상황을 잘 설명하고, 이해를 돕는 것을 보면서 좀 더 친숙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유시민 씨의 책을 한번 읽어봐?'라는 마음이 들었고, 구매를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책 제목인 '공감필법'이라는 표현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요즘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까?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쓸까? 생각하던 차에 만난 책이라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감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창작과 비평사'(이하 창비)가 신사옥으로 옮기면서 진행했던 '공부의 시대'에서 초대했던 분들의 강연회를 글로 옮긴 책이었습니다. 다만 유시민 씨는 그 강연회 때 시간의 제약과 더불어 부족한 부분을 이번 책에 보완하여 강연회와는 좀 더 다른 내용으로 책을 내었다고 글에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어떻게 책을 읽고, 어떻게 글을 쓸 것인가? 내가 쓴 글이 어떻게 공감을 얻어낼 것인가?라는 내용에 대해서 유시민 씨가 생각하는 것을 담은 책입니다. 그에 대한 해답으로 유시민 씨가 이야기한 것은 바로

'공감하며 책을 읽고, 말을 하듯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글을 써라'입니다. 책을 읽을 때 글쓴이에게 감정이입을 하여 책을 읽은 것이 책을 가장 잘 이해하는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공감을 갖지 못하고 비판적으로 책 읽는 것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감정을 이입하여 읽을 때 보이지 않는 글귀가 보이고, 생각을 하며 읽게 된다는 것입니다. 같은 책이라도 젊을 때 읽었을 때와 나이가 들어 읽을 때가 차이가 있다는 내용에는 크게 공감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글을 쓸 것인가?라는 내용에서는 유시민 씨가 변화하는 과정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젊었을 때에는 어려운 말도 쓰고, 본인의 생각을 이해시키기 위한 글을 썼다면, 지금은 독자가 이해하기 편한 지식의 양을 가지고 이해하기 쉽게 글을 쓴다고 합니다.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쓸 때에는 소리 내어 읽어 본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소리 내어 읽을 때 편안하게 발음되는 문장으로 바꾼다고 합니다. 공감할 수 있는 글은 말로 했을 때 자연스러운 글이기 때문입니다. 

젊었을 때 사회 부조리를 바꿔야 한다는 일념으로 아무도 안 하면 본인이 하겠다 라는 의지로 불의에 저항하며 감옥에 간 유시민 씨, 정치를 하면서 아무리 외쳐도 바뀌지 않기 때문에 본인이 복지부 장관을 해서 바뀌겠다고 해서 대통령에게 복지부 장관을 시켜달라고 했고, 많은 사람에게 혜택이 가는 기초노령연금과 같은 정책을 만들었는데도 욕을 먹기도 하고, 국회의원 선거에 세 차례나 떨어지면서 많은 낙담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책을 보면서 깨닫게 된 것이 그것이 자신만이 겪는 문제가 아니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으로서 겪게 되는 문제이고, 본인이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과거에 훌륭한 사람이 되려던 것에서 벗어나 자기 다운 삶을 사는 것에 대해서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글을 잘 쓰는 방법으로 하루에 한 문장이라도 쓰라는 것이 와 닿았습니다.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대해서 메모를 하고 그 메모들을 모아 카테고리로 분리하고, 카테고리로 모아진 내용을 가지고 글을 쓰는 것입니다. 그런 습관들이 쌓여 글을 쓰게 된다고 합니다. 말과 글은 원래 같은 것인데, 말은 한번 뱉으면 담을 수 없고, 글은 다시 수정할 수 있습니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 토론(말)을 잘 못하는 것은 글을 한 번에 수정 없이 쓰는 훈련이 안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내용에서 공감이 됩니다. 토론(말)을 잘 하려면 퇴고 없이 글을 한 번에 잘 쓰는 훈련을 하면 좋고, 그러기 위해서는 논리적으로 구조를 설계하는 훈련을 하면 좋다고 합니다. 말은 자주 하면 늘게 됩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말을 잘 할 때 말을 잘하는 것과 말만 잘하는 것에 대해 미묘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말보다는 글을 잘 쓰고 싶다는 내용도 공감이 되었습니다.


저도 일상에서 생활하다가, 샤워를 하다가 문득 생각한 내용이나 아이디어를 메모하는 타이밍을 놓쳐 나중에 다시 생각하려고 하면 생각이 나지 않아 안타까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유시민 씨가 이야기해 준대로 일상을 살다가 책을 읽다가 문득 떠오른 문장을 메모하고, 그것을 카테고리별로 모아 저희 글의 핵심 키워드로 삼아 글을 쓰는 훈련을 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소리 내어 읽었을 때 쉽게 이해되는지, 공감을 얻는 글을 쓰는 훈련을 매일 조금씩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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