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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사랑 May 26. 2017

현장의 실행에 반드시 답이 있다.

아침 일찍 송파에 있는 매장으로 출근을 했다.

오늘은 현장에서 올해 나온 봄, 여름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요즘 온라인, 홀세일 쪽 업무를 맡으면서 우리 제품만 파는 우리 매장의 방문은 사실 뜸 했었다. 여러 브랜드를 파는 멀티샵이나 온라인 가상공간에서 제품을 보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지다 보니, 더 그렇게 된 것 같다. 송파에 있는 매장은 꽤 크고 좋은 매장이여서 우리 제품을 한 눈에 많이 볼 수 있었다.


책을 많이 보고, 다른 회사의 성공 사례나 적용점에 대해서 정말 많이 접하게 되는 요즘이다. 머리 속은 점점 복잡해지고 커져가고, 잘 되기 위한 온갖 가설과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문제는 그것이 고객을 만나는 현장에서 실행되어 지느냐이다. 머리속으로만 가지고 있고, 현장에서 실행이 되지 않는 가설과 아이디어는 별 쓸모없는 공상일 수 있다.


어제 현장에서 직접 판매를 하는 매니저들의 말을 들었던 내용을 몇가지 구체적으로 옮겨 본다.


1. A란 제품이 잘 팔린 것은 다른 브랜드에 없는 제품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두께감아 있는 제품이라서 간절기 아이템으로서 역할인거지, 여름 반팔티와 절대 충돌된다고 볼 수 없다.

2. 바지 핏에 대해서 만족하지만 B라는 제품은 입어보면 밴드 부분이 확실히 약하고 개선이 되어야 한다.

3. C라는 제품은 소재는 부드럽고 칼라도 무난하지만, 남자들이 입었을 때 몸매가 들어나기 때문에 덩치가 있거나 배가 나온 분들은 비선호한다.

4. D라는 제품은 분명 지금보다 1.5배 더 기획해도 판매 가능하다.

5. E 제품군은 기능을 잘 알 수 없이 너무 많고, 블랙 위주여서 불필요하게 같은 상품이 많아 보인다.

6. 우리 매장은 퍼포먼스 고객이나 발볼 넓은 신발을 찾는 고객이 많은데, 왜 퍼포먼스 신발이 제한적으로 들어오는 지 모르겠다.

7. 같은 군의 상품은 5~7 SKU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이 상품군은 너무 스타일 수가 많아 고객의 선택을 어렵게 한다.

......


현장에서 고객과 만나며 들었던 이야기들의 정말 구체적이고 이해할만한 언어로 전달이 된다.

사실 들어보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되는데, 이상하게 운영되고 있는 모습에 브랜드의 한 영역의 책임자로서 부끄러워기만 한다. 이제 앞으로 우리가 그리고 내가 해야 될 부분은 현장에서 들은 이러한 성공의 씨앗들을 얼마나 실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다음 제품의 기획에 반영하거나, 바로 이와 관련된 원팀이 모여 가장 최적의 조합으로 현장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늘 알고 있으면서 잊기 쉬운 진리... 현장의 실행에 답이 있다... 오늘도 처절하게 깨닫고 느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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