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C(design to customers) 비즈니스의 확장과 교훈점
지난주 필자가 자주 들어가서 보는 와디즈(https://www.wadiz.kr) 가 엄청난 트래픽으로 다운이 되는 현상까지 발생하는 리워드 크라우드 펀딩이 있었다. 바로 샤플(shapl) Dr.Nah 라는 펀딩이었다. 이 리워드 펀딩은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크라우드 펀딩에서 소개하고 주문을 받아 주문받은 상품에 한해서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디자인 저작권을 디자이너에게 주는 일명 DTC 방식으로 운영하는 크라우드 펀딩이다.
사실 이러한 개념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미국에선 일반 대중(크라우드)들이 디자인에 참여하고 생산하여 판매하는 방식의 쓰레들리스닷컴(https://www.threadless.com/designs/) 이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중 참여형 제품 개발 플랫폼으로 브로스 앤 컴퍼니(http://www.brosncompany.com/)가 운영하는 팔로(http://pallo.kr/) 가 있다. 그런데 이번에 이번 와디즈 샤플 크라우드 펀딩은 왜 고객에게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는가?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13175
첫째로, 디자인에 대해서 공신력 있는 사람이 디자인했던 부분이 큰 메리트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샤플(shapl) Dr.Nah의 크라우드 펀딩에서 Dr.Nah는 IDAS(홍익대학교 국제디자인전문대학원)의 원장을 역임한 나건 교수님을 의미한다. 전문성을 갖춘 디자이너로부터 디자인된 제품이라는 점이 일단 이번 펀딩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
두 번째로 놀라운 가격을 꼽을 수 있다. 29,000원 백팩의 경우, 앱(app)을 통해 백팩 트래킹 기능도 되면서 쉬운 외부 충전 기능(단, 사용자의 휴대용 충전기를 내부에서 연결함)까지 갖추고 있다. 39,000원 20인치 캐리어와 49000원 25인치 캐리어 또한 캐리어로써 필요한 기능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 이러한 가격은 당연히 중간에 각종 비용을 최소화하고, 디자인에서 생산공장을 고쳐 소비자에게 연결되는 DTC 비즈니스이기에 가능할 것이다.
세 번째는 이러한 제품을 받아들이는 수용자의 사고의 전환을 꼽을 수 있다. 이제 한국시장에서도 크라우드 펀딩이 점차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30대에게 크라우드 펀딩은 더 이상 생소한 개념이 아니다.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제품에 대해서 아직 제품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도 제품 구입을 주저하지 않는다. 리워드 오픈 이후 1주일만 5억이 넘는 펀딩을 한 것을 보면, 제품이 소비자에게 가치 있다고 판단되면 그 수요의 파급력은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이 있다. 몇 개월 전 해외에서 크라우드 펀딩으로 성공했던 모 기업이 와디즈에서 같은 제품으로 펀딩을 시작하여 10억이 넘는 펀딩을 한 적이 있다. 다만 고객과 약속한 펀딩 일자를 맞추지 못하고 처음 펀딩을 시작할 때 소개했던 제품 설명과 차이가 나는 제품으로 환불 소동이 크게 일어난 적이 있다. 품질 등 기본에 대한 고객과의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면 오히려 크라우드 펀딩으로 인한 고객의 불편은 큰 장애요소로 남을 것이다.
또한 크라우드 디자인 소싱이 지속되려면 그 저변이 확대되어야 하는데, 아직 지속하기에 크라우드 디자인 방식에 한계가 있다. 위에서 소개된 브로스 앤 컴퍼니의 경우에도 포키와 우디 등 몇 개의 제품 외에 새로운 제품이 아직 나오지 못하고 있다. 물론 기존 제품의 수출 확대 등 판매량을 늘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이 역시 크라우드 디자인에 대한 저변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최근 팔로의 사이트를 가보니, 해외 비즈니스 중심으로 아예 영어 사이트로 구축하여 해외 시장 확대를 목표로 운영되는 점으로 보여 좋은 소식이 들렸으면 좋겠다. 그러나 이번 펀딩처럼 크라우드 디자인을 통해 선택된 제품이 만들어지고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것들이 점점 늘어나고 성공사례가 계속 나온다면 이러한 시도는 점점 많아질 것이고, 보편화된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좋은 예가 바로 최근 우리나라에 1호점을 오픈한 후 공격적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는 미니 소이다.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7043015234209514
http://www.ktnews.com/sub/view.php?cd_news=103030
미니소는 일본의 디자이너와 중국의 자본이 만나 탄생한 브랜드로 일본의 디자인 감성과 중국의 값싼 생산 능력을 통해 현재 전 세계 40개국에 무섭게 확산되고 있는 브랜드이다. 처음 이 매장이 신촌 1호점에 오픈했을 때 필자는 큰 관심을 가지고 가본 적이 있다. 처음에는 일본 브랜드로 보였고, BI 또한 유니클로와 다이소를 합쳐 놓은 듯한 느낌을 가졌다. 그런데 좀 더 알아보니 일본의 디자이너 미야케 준야와 중국 청년 기업가 엽 국부 회장이 공동 창업하였고, 현재 미야케 준야가 수석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중국 자본의 회사이다. 미니 소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아래 URL을 통해 알 수 있다.
http://www.minisokorea.com/about/about.php
가성비가 큰 트렌드의 하나로 자리매김을 하면서, 단순히 가격이 저렴하다고 소비자는 구매하지 않는다. 가격도 좋으면서 디자인이 훌륭해야 고객의 선택을 받는다. 그런 의미에서 크라우드 디자인을 통한 유통방식은 앞으로 계속 시도될 것이고, 그중 거대한 자본의 선택을 받는다면 미니소와 같은 형태의 비즈니스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시도들이 계속 이어져 한국의 미니소와 같은 곳들이 늘어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