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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사랑 Jun 05. 2017

문제점 찾는 것이 문제 해결의 75%이다.

'기획은 2형식이다'. 책을 읽고

요즘 들어 더 깊게 느끼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생각하기'이다. 어떤 일을 잘 해 낸 다는 것이 업무적 스킬과 다양한 경험을 통한 문제 해결 능력일 수 있지만, 요즘 더 느껴지는 것이 '생각하기'이다. 

특별히 '창의적 생각하기'라는 주제가 여러 가지 내 주변의 목소리를 통해 나에게 전달되어진다. 연결된 세상에서 엄청난 정보의 흐름과 변화의 과정 가운데, '홍수에 마실 물이 없다'라는 표현처럼 너무나 많은 정보가 내 주변에 넘쳐나고, 그것을 다 담기에 버거운 것이 나의 모습이다. 그럴 때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우리가 겪는 대부분이 일은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동안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해결'이라는 단어였다. 어떻게 해결하지, 해결안이 뭐지 라는 생각을 많이 하며 살아온 것이 내 모습이다. 그런데 그 해결책이 별로 신통치 않다. 그리고 다른 해결안으로 넘어가고... 


'기획은 2 형식이다'라는 책을 서점에서 우연하게 지나쳐 보다가, 최인아 책방에서 이 책을 쓰신 저자(남충식 님)가 강연회를 하시는 것을 보고 신청을 하려 했으나, 시간도 여의치 않고, 이미 마감이 되어 아쉬움을 뒤로하고 지나간 적이 있다. 그러다 홍대 yes24 중고서점에 갔는데, 이 책이 내 눈에 띄는 서가에 꽂혀 있는 것이다. 두세 번 생각도 없이 바로 집어서 '오늘 반드시 나의 것이 되게 하리라'라는 생각을 갖고 왔다. 일단 이 책의 표지는 노란색이라 눈에 잘 띈다. 그리고 '기획은 2형식이다'라는 책 제목이 매우 흥미로웠다. 왠지 기획이라 하면 복잡함을 생각하는 보통사람의 시각 속에서 '2형식'이라는 단어는 되게 파격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일단 책을 펼치면, 내 옆에 친절한 마케팅 고수가 옆에서 코칭을 해 주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쉽게 읽히고, 쉽게 책 속으로 빠져든다. 그리고 평상시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해 '기획'이라는 단어에 경험이나 생각이 있던 사람들에게는 더욱더 내용이 '어찌 내 마음을 이렇게 잘 알고 있을까' 싶을 정도의 동감과 이해가 되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이 책의 핵심은 모든 기획은 '문제를 해결하라'라는 명제에서 시작된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문제를 해결하라'는 이 명제를 플래닝 코드라는 형태로 해결한다. 즉 기획은 P-S코드이다. 모든 기획은 P코드(1형식)와 S코드(1형식)의 통합이다(2형식). 문제는 우리가 모든 기획에서 해결안에 상당수의 에너지를 쏟는다는 데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은 P코드에 모든 에너지의 75%를 쓰고, S코드에 25%를 쓰라고 이야기한다. P코드는 현상(phenomenon) 뒤에 숨겨져 있는 문제점(problem)이 무엇인가를 해석하는 것이다. 현재와 같은 현상에 일어나게 되는 가장 뿌리 깊은 본질의 문제를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여러 예화 중 이 예화가 기억에 남는다.


(예화 1)

어떤 환자의 병의 원인을 찾는데 코가 문제라고 진단한 의사 때문에 '코수술'을 했는데도 병이 낫지 않았다. 다른 의사에게 가보니, 코가 문제가 아니라 폐가 문제라고 이야기해서 폐와 관련된 치료를 받은 후 낫게 되었다. 병의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있다면, 거기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오히려 쉽다. 문제는 정확한 진단이다.

(예화 2)

히딩크 감독이 2002 한일 월드컵을 위한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고 이야기한 것이 우리나라 대부분의 축구 관계자들은 한국 축구의 문제를 '체력'은 좋은데 '기술'이 부족하다고 진단했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체력'이 문제라고 진단하며, 그 당시 실력 부족 등으로 논란에 있었던 '차두리' 선수를 등용했다. 왜냐하면 그는 한국 선수 중 가장 체력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체력 강화'를 위해 엄청난 체력 훈련을 시켰고, '월드컵 4강 신화'라는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 책에서는 진정한 문제를 찾는 6가지 원리(이 책에서는 '월리'라는 표현을 쓴다.)를 알려준다.

1) 점 : 문제는 면이 아니라 점이다. ('문제의 현상'과 '문제의 본질'을 구분하라.)

2) 왜(↓) : '점'을 찾을 땐 '왜'라는 질문을 던져라

3) 도구 : 조사를 믿지 마라, 조사하는 사람을 믿어라

4) 놈놈놈 : 문제의 사실, 문제의 현상, 문제의 본질을 구분하라. 해결할 수 없는 원인도 진짜 문제가 아니다.

5) 변이 : 기획자의 긍정의 마인드는 '문제'를 '해결 과제'로 바꾼다. 진정한 pro는 problem에서 project로 변이 시킨다.

6) 왜(↑): '이거 왜 해야 하지'


그러나 이 책에서 더 인상 깊게 보게 된 부분은 이러한 원리를 통해 문제를 잘 찾는 것도 좋지만, 기획력은 '능력이 아니라 태도'라는 사실이다. 즉 기획자의 사랑과 열정이 월리를 초월하게 한다. 기획자가 어떤 마음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문제를 찾느냐가 그만치 중요하다. 마치 하나님이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늘 있을 것인데, 그중의 제일은 사랑이다'라는 말씀을 우리에게 주신 것처럼, '사랑'의 마음으로 문제를 바라보면 '목적의식' 이 생기고, 문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는 과업(task)이 아니라, 내가 진정으로 해결해야 할 프로젝트(project)로 보이게 된다. 어떤 수치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의식'이 아니라 우리가 이 문제를 통해 '이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하고,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겠다'라는 '목적의식'으로 기획을 하면 반드시 '창조적인 기획하기'가 가능하다. 이 대목에서 우리가 해야 할 사명이 분명해진다. 나는 오늘 내게 주어진 과업을 '목적의식'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는지,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과업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도출된 문제는 S코드를 통해 해결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S코드의 과정 가운데에서도 P코드를 통해 발견된 문제를 잊지 말아야 하는 점이다. 해결(solution)은 P코드에서 연상되는 것이다. 

S코드에서 나오는 내용 중 훔치기(steal)의 내용이 흥미롭다. 티 안 나게 훔치는 기술은 '원천 봉쇄', '경계 초월', '뒤섞기' 내용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을 읽어 보시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지은이는 우리나라 유명 광고회사에 다니는 분이다. 그래서인지 내용이 광고기획사의 프레젠테이션 과정을 소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더 자세히 보면, 우리가 늘 만나는 여러 가지 문제를 이 책에서 소개하는 플래닝 코드 (P-S코드 형식)으로 바라보고 해결한다면, 우리 주변의 다양한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창의적 기획하기 또한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획은 2형식이다'라는 책은 내 주변의 동료들에게도 소개해주고 싶은 책이란 생각도 들었다. 실천에 옮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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