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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 Jan 01. 2020

새해 복은 대체 어딨는 건데 받으래

Happy new year??

이 세상에서 시간만큼 착실한 건 없다. 지치지 않는 런닝머신처럼 시간은 움직이고 나는 뒤로 자빠지지 않기 위해 마지못해 달린다. 왜 삶에는 긴급 stop버튼이 없는 걸까?


또다시 새해가 되었다. 지인들은 감사하게도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연락을 주었다. 안부 문자가 마치 돌덩이처럼 마음에 쌓이는 것은 왜일까. 많은 사람들이 새해를 기뻐하는 이유는 새로운 출발을 다시금 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니까 어디로 출발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새로운 출발이 달갑지 않다.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새해에 우리는 무언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하지만 당연히 어제와 오늘의 해는 같고, 실망을 애써 감추려 한다. 어떤 기념일에는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을 어디선가 '행복불안증'으로 정의내린 것을 본 기억이 있다. 나에게 참 걸맞는 단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비긴 어게인의 대표곡, lost star라는 노래에 이런 가사가 나온다.

"It's hunting season
and this lamb is on the run,
Searching for meaning.
지금은 사냥 시즌이고  양은 달리고 있어요, 의미를 찾아서요.
그림 출처 - google

번역은 내가 대충 했기 때문에 이상하더라도 양해 부탁드린다. 영화 전체에서 이 가사에 마음이 많이 동요되었다. 의미 부여하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새해, 새로운 일들, 또다른 희망, 변화, 등등의 여러 가지 의미를 오늘도 나에게 부여한다. 새해 복은 어딨는 거냐며 조소하고, 삶을 비관하는 동시에 노트북의 바뀐 년도에 신기해하고, 새로운 날들을 설레어 한다.


영화 <비긴 어게인>처럼, 우리 역시 다시 시작. 사실 다시 시작이란 건 없고 전부 이어진 삶의 연장임에도, 우리는 스스로 다시 시작이라는 새해 버튼을 누른다. 절망적인 세상에서 '새해'라는 통속적 관습을 보며 다시 희망을 느낀다. 마치 세상이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Begin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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