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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취업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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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ma Oct 06. 2019

퇴사일기 1

치료기

너무 오랜만에 쓰는 취업일기

이전 글을 읽어봤다면 알겠지만 나는 악덕 회사에 입사 후 매우 힘겨운 생활을 하다가 튕겨져 나왔다.


짧은 회사 체험에 꽤 상처를 받았던 거 같다.

나쁜 연애에 걸리면 다시 연애를 시작하는데 두려움이 앞서고 시작에 멈칫하게 되는 사람이 있듯

회복이 빠르지 않은 사람인 나에게도 시간이 필요했다.


퇴사 후 꽤 긴 시간을 치유 요양 회복의 과정을 거쳤다. (아래에 적는 내용은 주관적인 내용이라 모든 이들에게 해결책이 아닐 수 있음을 밝힌다.)


치유에 한 일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상담을 했다.

이걸 모든 이에게 추천하지는 않지만 나에겐 가까이에 좋은 기회가 있어서 길지 않은 기간 심리 상담을 했다.

꼭 취업 외에도 내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객관적인 조언과 내 머리로는 생각할 수 없는 새로운 문제 해결 유형을 만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안정적 연애를 했다.

남자 친구는 사실 취업 전에 만난 사람이지만 무척 긍정적이고 무심하고 어찌 보면 나처럼 예민하지 않은 사람이라 내 슬픔에 공감하고 함께 무너지지 않았다. 무덤덤하면서도 긍정적이고 안정적인 사람이 옆에 있어서 많은 버팀목이 돼주었다.

상황에 따라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사람이라는 게 포인트고 소모적인 연애였다면 오히려 퇴사 후 우울에다 역효과가 났을 거 같다.


세 번째는 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꿈만 좇아서 전공과 무관한, 무모한 업계 도전을 했다. 한 번 꿈이 사라지고 나니까 이젠 뭘 좋아하는지 뭘 해야 하는지 허망하고 어렵고 우울했다.

그 시간에 나는 나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나랑 대화도 많이 했다.

그러면서 남들은 그렇게 신경 쓰고 살았으면서 의외로 나도 나를 잘 몰랐던 면이 있다는 걸 알았다.

거창하게 꿈이 뭔지 찾으라는게 아니라 적어도 내가 뭘 먹으면 행복한지, 뭘 할 때 잘 웃는지, 어떤 사람을 좋아하고 함께하고 싶은지 사소한 나의 취향에 집중하고 나를 잘 보살펴준다.


치료가 어느 정도 되어서 요양 단계에 들어섰다.

(실제론 구분한건 아니고 자연스럽게 흘러감)


너무 길어져서 다음 단계는 2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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