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의 마지막 관문
면접이 너무 떨려서 염소 소리를 매에에 내면서 보고 횡설수설했다.
취업 때 이력서/면접/근무가 있다면
나는 실무로 일하는 것보다 면접이 가장 어려운 사람이었다.
본래 간이 콩알만 한 사람이라 소심하기도 하고...
긴장감에 취약 그 자체라 소풍 전날에도 못 자던 어린이는 자라서 면접 포비아가 있는 취준생이 된다.
면접 보고 나오면 폭풍 하이킥 쪽팔림
시험 전날에도 긴장하면 두근두근 잠이 안 왔지만
대부분 시험은 잘 보는 편이었는데 긴장하는 만큼 공부를 해서 불안감을 해소하는 수밖에 없었다.
뭐가 나올지 몰라서 불안한 거니까 공부를 많이 해둬야 안심이 되지 공부도 안 하고 불안만 하면 쓸모가 없으니까.
면접 때도 같은 방법을 썼다.
어차피 떨거지만 그래도 알고 대답하는 게 불안감 해소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무지하게 찾아봤다.
동종업계 유튜브, 직장인 브이로그 뉴스로 업계의 핫한 현안. 당연히 회사 공식 홈페이지, SNS 그 외..
그리고 예상 질문을 적어놓고 답변을 다 적고 외우진 않고 키워드나 내용만 비슷하게 하도록 반복했다.
동영상으로 짧게 대답하도록 찍어보고 불안한 시선처리나 발성 듣고...
또 워낙 떠니까 면접에 어떤 임원진이 들어올지 예상을 했는데 뉴스를 하도 보고 갔더니 면접관을 알아보고 내가 아는 척 인사할뻔할 정도로 익혔다.
->(별건 없고 공식 홈피 대빵님, 실무 물어볼 사람도 올 테니 지원부서 실무진 누구님 이런 식으로 예상)
물론 당일에 횡설수설했지만 생각했던 내용은 다 말하고 염소소리를 냈고 바보같이 정지가 와서 침묵한 순간도 있지만 여하튼 합격은 했다.
정확하게 내가 뭐라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그간 일련의 직장생활 사회생활을 돌이켜보면
내가 어디 들어가서 적응 못하고 사람들이랑 사이가 나쁘고 튀고 이랬던 적은 없고 오히려 면접 자신감 없어서 입구 컷 당했지 일은 좀 잘했던 거 같아서(?) 그 얘기를 했다.
말하다 보니 억울한 생각이 나며 화가 나기도 했는데
회사에서 이런 시끼도 입사를 해서 일을 하는데? 싶은 일 못하고 개차반 같은 인간들을 만나다 보니
내가 걔들보다 못한 게 뭐야
들어만 가면 나는 성실하고 책임감도 있고 일도 잘하고 적응도 잘하고 인간관계도 문제가 없는데(!)
나이 많고 자신감 없어 보인다고 들어갈 기회 생기는 게 힘든 거지 막상 들어가면 나 잘하는데!! 약간 이런 뉘앙스를 잘 포장해서 말했다.
특히 어디 들어가도 조직에 잘 융화되고 성실한 사람이라는 걸 강조 그리고 나 잘할 거 같다
떨며 염소소리를 내면서도 이딴 말을 했다.
마지막에 스스로 너무 떠는 게 느껴져서 약간 부끄러운 상태에 면접관이 마지막에 잘하실 거 같다고 빙그레 웃었는데 요게 합격 시그널이었던지 합격을 했다.
이전 긴 취준 생활을 돌이켜보면
항상 두려움에 뭔가 더 스펙을 쌓고 도전해보자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나 진짜 취업하고 싶은가?
스스로도 불안감과 의문이 있었는데 그게 면접관한테도 보여서 합격하지 못했던 거 같다.
나처럼 소심한데 면접 무서워서 공포에 떨며 준비하는 분이 있다면 도움이 되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