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구실
충격적인 인수인계를 받은 날(…)
1년 치 회계 업무 인수인계를 하루 만에 받고
기가 질려서 나 못 다닐 거 같은데 어쩌지 싶어서
근심 걱정이 가득했는데
내가 “언제쯤 사람 구실 할 수 있어요?”물었을 때
전임자가 “삼 개월?”이라고 대답했다.
드디어 그 삼 개월 차가 됐다.
이제 내 업무를 알 것 같기도 하고 아직도 모르기도 하고 여튼 복잡 알쏭달쏭하다.
하지만 삼 개월쯤 되니까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전보다 월등히 많아지고 눈에 띄는 내 실수도 많아졌고 덩달아 담당자라는 책임질 일도 월등히 많아졌다.
이전 회사는 교대근무를 하던 일이라 동료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는데 사무직이다 보니 혼이 나고 짜증이 나도 9시간을 내리 한 사무실에서 보고 밥도 같이 먹어야 한다는 점이 괴롭기도 하고 인간관계에 중요성이 커졌다.
결론적으로 삼 개월쯤 되니까 내가 당장 해야 하는 내 데일리 업무 정도는 익숙해졌고 이제 내가 더 잘 아는 것도 생겼으며 새로운 일에는 아직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 구실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었다.
내 성격상 스트레스를 꽤 많이 받기도 하고 업무가 완전 새로운 분야라 긴장감이 더 크기도 해서 한동안 잠은 못 자는데 피곤한 상태로 출근해서 죽겠네 싶기도 했다.
그간 직원 교육도 받고 정규직원이 되고 본사 회장님도 보고 여하튼 삼 개월에 많은 일들이 있었고 정말 바빴다.
주위를 보면 결국 스트레스를 흘려보내는 사람들이 회사생활도 정신건강도 잘 챙기는 것 같다.
그리고 너무 미래 앞앞일 걱정하지 말고 오늘 할 일을 오늘 잘 처리하는 거에 만족감을 갖도록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