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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ma Dec 17. 2021

업무 8개월 차

초심되돌아보기

오랜만에 쓰는 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동안 업무가 정말 바빴고 야근이 있었고 여러 가지 이유로 생각은 하면서 글로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연말 회계팀은 또 바쁘지만 잠시 생긴 여유에 어제는 상사와 대화를 했다.

입사한 지 벌써 반년이 넘었으니 (일하는 게) 좀 어떠냐는 질문이었다.


아무 불만이 없다면 그건 뻥이다.      


초반에 나는 아 이 일이 내 적성에 안 맞는 거 같아라고 생각하며 매일 힘들었고 버틸 수 있나 싶기도 했다.

회계를 하기에 나는 내 생각보다 꼼꼼하거나 기억력이 좋지 않았고 실수도 했고 꾸중도 듣고 내 스스로 멍청한가 싶기도 했고… 근데 그런 업무적인 부분은 반복해서 익숙해지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내 대답은

“현재 일하는 것이 좋고 나는 면접 때 내가 했던 말들을 기억하고 있고 지키려 하고 있다.”였다.

면접 때 나는 조직에 잘 융화되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원래 직장을 잃어서 좌절도 하고 자존감도 없고 미래 먹고 살 거에 대한 걱정이 워낙 컸다 보니 어렵고 야근하고 일 많아도 일하는 거 자체에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어떤 업무를 하더라도 이 일이 내 일이 아닌데 내가 왜 하지? 라거나 니 일 내 일을 구분하며 일하지 않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일하고 있다.

회계팀까지 이런 일을 한다고?라는 말을 외부 사람에게 들을 정도로 연관성이 없는 일을 도울 때도 있는데 그럼에도 내가 이런 거 할라고 입사한 거 아닌데… 뭐 이런 마음은 들지 않는다.


물론 처음부터 내가 그랬던 건 아니고 여러 가지 힘든 곳에 있다 보니 어느 정도 순응하게 된 부분도 있고 이게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저런 마음으로 일하는 게 내 정신건강상 훨씬 편하고 특히 직장 특성상 인력은 많지 않고 공동체를 중요시하는 기업이라(공적 성격을 띄고 있음)

이런 마인드로 일하는게 기관의 가치관과 맞았다.


현직장은 전공자가 아닌 사람은 매우 희귀한데 그중 내가 그 희귀한 비전공자이다.

그럼에도 퇴사율이 꽤 높은데 전공을 했더라도 실무는 다르고 내가 가진 이상과 현실에서 하는 업무에 차이를 느끼고 나가는 분들도 적지 않다.


오히려 난 비전공자에 애초에 어떤 이상이 없이 그냥 소박하게 직원들 서포터즈 같은 마음으로 들어와서 업무에 실망을 하거나 불만이 있지는 않다.

(당연히 내가 참지 못하는 무언가 터지거나 환경 변화 같은 계기가 생기면 퇴사할 수도 있다.)


처음엔 비전공자는 취급을 안해서 난 당연히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고 지원했다.

거기다 회계 경력은 전무하고 이제 막 자격증을 딴 상태였으니까…

그래도 입사 면접에서 한 말들이 기관의 가치관이랑 맞아서 뽑힌거겠거니 라고 생각하며 면접 때 한 말들은 지키려고 조직에 잘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면접관 중 누가 뽑으신건진 몰라도 나는 능력보다 마인드를 보고 뽑혔다고 할 수 있는 케이스다.


상사는 나한테 그 “초심을 잃지 말아달라”고 했다.


간사한게 사람이니 영원히 잃지 못할리는 없으나 그래도 되돌아볼 수 있고 기억해두기 위해서 적어둔다.

나의 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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