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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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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ma Jan 22. 2022

08. 옷 안 사기 2주 차 후기

옷 안 사기를 하고 2주가 흘렀다.

고작 2주? 싶겠지만

앞서 말한 듯이 난 옷 쇼핑 중독자라

거의 담배나 술 끊기 2주차랑 같다고 보면 된다.


일단 내가 인터넷 쇼핑을 제일 많이 하니까 어플을 안 보이는 곳으로 폴더에 담아 손 닿기 어려운 구석탱이에 몰아놨다.(지우진 않았다.)

심심하면 들락날락하며 보면 어플을 잘 안 보게 되니 확실히 세일이나 신상 정보에 민감하지 않아 살 일도 없었다.

신기한 건 딱히 돈이 모였다거나 하진 않고 여전히 거지지만 한 달도 안됐으니 그러려니 해본다.


약간 쇼핑의 흥이 시들해진 거 같아서 오랜만에 어플을 들어가 봤는데 사고 싶은 욕구가 없어졌다.

내가 되게 갖고 싶던 겉옷이 재입고가 된 걸 봤으나 이상하게 사야겠단 생각이 안 들어서 안 샀고 그 사이 품절됐는데 아이고 하고 속 쓰리진 않았다.

내가 당장 입을 옷이 없는 건 아니고 남들보다 겉옷이 적은 것도 아니고 역시 있으면 좋고 없으면 그만이었다.


옷을 사도서도 입을 옷이 없어! 였는데

사도 없고 안 사도 없었다.


이전엔 약간 매일 다른 옷을 입는 재미, 강박관념 같은 게 있었는데 이젠 대충 주워 입고 다니다 보니 사는 건 덜 흥미롭다.

하지만 매일 다른 옷을 입지 않아도 생각보다 사람들은 몰랐다.

내가 그렇다고 월화수목금 같은 옷 입진 않고 월화수목금 다르게 입고 그 담주에 똑같이 입는데 순서만 바꾸거나 그랬다.


옷을 뭉터기로 버렸다.

유행이 지나서 무거워서 이젠 내 스타일이 아니라서 싸구려 티가 나서 불편해서 등등의 이유로

절대 다시 입지 않을 거 같은 옷들을 엄청 버렸다.

신기하게도 그래도 옷장에 자리가 나지 않았다.

더 비워야 하나보다…

그리고 보세를 참 많이 샀었는데 이젠 보세 웬만하면 그만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많이 사서 많이 버리는 걸 보며 지구한테 반성함


옷을 안 사서 좋은 점…

지금은 크게 와닿는 게 없어 잘 모르겠다


그치만 늘 옷을 사면 옷장은 터지고 쓰레기 박스가 나오고 귀찮은 일이 있었는데 그런 일들이 따라오지 않는 건 장점

돈이 남아서 사는 게 딱히 여유로워지거나 하진 않았고 삶의 재미가 좀 없다.

그 부분은 다른 걸로 찾아야 할거 같다.


아직 이주 차지만 좀 더 해보고 다시 후기를 남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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