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속도가 있다면
나는 아주아주 느린 거북일 것이다.
나는 남들보다 뭐든지 늦게 했다.
취업도 늦었고
돈 모으기도 늦었고
연애도 늦었고
그래서 인생이 뒤로 밀린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동갑내기들 승진할 때 나는 막내였고
친구들이 집 얘기를 할 때 바보였고
또래들이 애를 낳을 때 나는 결혼을 준비한다.
예전에는 앞서가는 또래의 뒷모습을 보며 질투도 하고 자괴감도 들고 부정적인 감정이 느껴졌는데,
오히려 그 시기를 벗어나고 나니 경치를 보며 혼자 천천히 나아가는 법을 알게 된 게 유일한 장점이다.
사람은 저마다의 속도가 있다.
좋은 말이지만 사실 가끔 지칠 때가 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더 멀리 많이 달려갈걸
나이가 드니 더 숨이 찰 때가 있다.
그럼에도 나는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고
어제보다 조금 나은 오늘이 될 거라고
그렇게 믿으면서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