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올 때마다 오랜만이지만 또 오랜만에 글
나의 근황을 전하자면 2023년이 나에게는 너무나 다사다난했다.
힘겹게 퇴사 후 재입사를 겪고 개인적으로 큰 일도 겪고 안정을 찾게 되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글로 풀어볼 생각이 났다.
내가 이전에 근무했던 근무지는 2년 동안 일했고 정말 나를 갈아서 일했지만 그들은 끊임없이 넌 부족하다 했고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너무 아프고 우울감이 커져서 몸과 마음이 너덜너덜할 때 간신히 퇴사했다.
결국 느낀 건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
전 직장과 현직장은 업무가 다르다.
전 직장에서 나는 '없어서는 안 될'사람이었다.
더 좋은데? 싶겠지만 바꿔 말하면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화장실을 가도 전화가 왔고 연차 하루에도 연락은 계속되어야 했다.
(돌이켜보니 그게 그렇게 중요했을까 싶다.)
그 누구도 길게 휴가를 써서도, 연락두절이 되어서도 안 됐다.
아침 30분 일찍 출근, 퇴근은 30분 기본 초과
하지만 보상받지 못함
반차지만 일찍 출근해야 함, 늦게 퇴근해야 함.
하루에 끝나는 업무는 없었고 늘 책상은 지저분했다.
다른 걸 할 수 있는 여유도, 에너지도, 생기도 없었다.
그럼 성과에 대한 보답이 있지도 않았다.
'내가 해야 하는 일'일 뿐이었다.
가장 힘든 것은 사람이었다.
열악한 환경에서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똥군기 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고
맘대로 휴가를 써서도, 길게 써서도 안되며
밥을 혼자 먹어서도, 먼저 일어나서도 안되고
혼자 커피 마시러 다니는 것도 눈치가 보이고
인사 안 하고 퇴근을 해서도 안되고
퇴근 10분 전 갑자기 시작하는 회의
무엇보다 기분이 태도인 상사
기분이 나쁘면 결재를 받아주지 않음
등등 솔직히.... 지금은 내가 왜 어떻게 버텼을까
싶은 것들을 당연하게 가스라이팅 당했던 거 같다.
늘 너는 이것밖에 못하냐 더 못하냐 최선이냐
그래서 난 벗어날 생각도 하지 못했다.
엄청 무기력했다.
왜 뉴스에 나오는 직장 내 괴롭힘의 끝에 퇴사가 아니라 자살인지
겪어보니 알 것 같았다.
내가 여기서 벗어나서 다른 데 갈 수 있을 거 같지 않았다.
이것밖에 못해? 니가 이것도 못 버티면 다른데 가면 잘할 거 같아?
가스라이팅을 하루종일 당했다.
가족도 친구도 아닌 이 사람들과 나는 하루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직장상사의 기분이 오늘은 어떨까
비위를 맞추고 눈치를 살피고
하루종일 그게 전부인 삶을 살았다.
평가절하당하고 인격모독 당하며
난 그저 그런 사람이구나... 일도 못하는구나....
모든 원인을 다 나에게서 찾았다.
금요일 저녁만 행복하고
일요일 아침부터 숨이 막혔다.
집에 오면 아무것도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무기력했다.
퇴사해야지가 아닌 내가 죽어야 끝이 나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퇴사하려는 용기도 내지 못하고 살다 몸이 먼저 포기선언을 했다.
굉장히 아프게 되었고 그게 눈에 보이는 상처가 되어
다 접고 그만두자고 마음먹었다.
벗어나고 보니 내가 처했던 상황이 객관적으로 보였다.
정말 별것도 아닌 시시한 인간들에게 고통받고 있었구나
그게 전부가 아니었는데 왜 전부라고 생각했을까
언제나 모든 퇴사의 끝이 행복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지만,
죽고 싶을 바엔 도망치는 게 낫다.
나는 결론적으로 환승이직을 했고 한동안 연락이 왔지만 차단했다.
그리고 여전히 그들은 악명이 자자하여 퇴사자가 속출한다는 소문을 들었고
나는 현재는 희노애락을 느낄 수 있을정도로 괜찮게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