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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취업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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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ma Sep 02. 2024

취준일기 쓰다가 이젠 직장인입니다.

장기취준생의 읍소

나는 꽤나 긴 취준생활을 하면서 내가 취업을 못할 줄 알았다.

지금이야 은둔고립청년에 대해 사회적으로도 관심도 생기고 위급함을 느껴 여러 지원정책도 있고 직장을 포기한 MZ세대가 그리 새롭진 않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히키코모리, 프리타 등 일본에서만 앞서서 유행하던 개념이었다.

그래서 외로운 점은 '나만 문제 있는 사람'처럼 여겨진 박탈감이었다.


내 친구들은 다들 적절한 시기에 졸업과 취업을 했다.

반면 아주 오랫동안 뭘로 먹고살지 갈피를 못 잡은 나는 전공으로도 취업하지 못했고, 그 밖에 뭘 하고 싶은지, 뭘 잘하는지에 대해 졸업하고서 생각을 하다 보니 막막했다.

나는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고 당연히 모은 돈도 적고 커리어도 낮았고 결혼도 늦게 했다.


느린 인생이었기에 그럼에도 좋아요!라고는 말 못 하겠다.

일찍 시작하는 게 좋긴 좋다.

나보다 어리지만 착실히 돈 모으고, 집 사고, 사회적 지위도 달고, 자식도 있고 이런 사람들을 보면 솔직히 부럽다.


그래도 나는 늦게라도 발걸음을 뗀 느린 인생도 가치가 있다고 해주고 싶다.

남들이랑 비교하면서 휩쓸려도 결국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니까

다른 사람들과 섞여 있는 사회에서 내가 주변인물일지라도

느려도 어찌 됐든 나아가면서 내 인생을 움직이고 있다.


내가 자식이 있다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너무 범생이로 공부하면서 살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지 다양한 경험을 해보자

해외여행, 어학연수 이런 거창한 게 아니어도 좋다.

코딩하기, 유튜버 이런 남들이 다 꾸는 꿈이 아니어도 좋다.


어른들에겐 키자니아가 없다.

직업체험이 쉽지도 않다.

그럼 꿈을 대체 어디서 꾸나


나 같은 경우는 알바를 하면서 식당, 카페 요식업은 정말 나랑 안 맞는군

아이들 돌보거나 관광객 안내하는 건 재밌군

이런 식으로 겪어보면서 내가 재밌는 일이 뭔지 알았다.

이거 아니라도 체험형 청년 인턴 이런 거 요즘 잘 나와있다.


신기하게도 취업을 한 이후로 이건 안 맞고 저건 잘 맞고

연결연결되면서 이직도 되고 분야를 좁혀갈 수가 있었다.


시작까지 그 한걸음을 떼기가, 어느 방향으로 두느냐가 정말 힘들었다.


그냥 해보고 느낀 점은

어린 게 유리하고 더 좋은데

늦었다 해도 그때가 그나마 제일 빠를 때니까

너무 나를 한심하게 취급하지 말자

어딘가에선 나도 쓰임새가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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