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매일매일 재밌어야 할까
친구 중에 재밌게 살고 싶은데 재미없다를 입에 달고 있는 친구가 있다.
근데 생각해보니 내 주위에 재밌게 사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난 인생이 너무 아름다워! 즐거워!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전설 속에나 있는 거처럼
현실성이 떨어진다.
다들 그냥 그 안에서 나름대로의 소소한 만족을 즐길 뿐이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얜 왜 항상 재밌고 싶다는 거야?
금수저는 맨날 쇼핑만 하고 부자고 돈걱정도 없고 전용기도 있고 해외도 턱턱 가고 원하면 거기서 살고 그렇게 사는 게 재밌게 사는 걸 수도 있다.
근데 맨날 그러고 살면 거기에 쾌락이 있을까
어느샌가 그냥 일상으로 젖어들어서 별 감흥이 없을 거 같은데
그래서 돈 많은 사람들도 SNS로 자신의 삶을 보여주고 과시받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동경과 질투를 받으며 인정받는 느낌에 쾌락을 느끼고 보여주는 삶에 목메는 거 아닐까
금수저가 돼본 적은 없지만 그런 생각을 해봤다.
여행이 재밌는 이유는 단기간에 새로운 생활, 즉 일상이 아닌 걸 하고 논다는 느낌 때문이다.
나는 관광지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다.
관광객들은 늘 기분이 좋아 보였고 흥분되어 보였고 어쩐지 다들 들떠있었다.
해가 질 무렵 관광지에서 돌아가는 관광객들 사이에 껴서 퇴근하는 나는 어쩐지 동떨어져있었다.
남들이 좋다 아름답다 찬양하는 관광지에서 매일매일 일하다 보면 별 감흥도 없고 신나지 않는다.
나한테는 그게 일상이기 때문이다.
물론 일 속에 보람이 있으니 좋을 때도 많지만 일상이란 건 어찌 됐든 특별한 느낌을 주진 않는다.
어쩌면 내 인생에서 제일 재밌었던 건 애기때일지도 모른다.
그때는 모든 게 새롭다. 처음 먹어보는 것도 처음 보는 것도 너무 많아서 그저 재밌다.
가장 큰 역경이라면 배고프고 뭔가를 싸서 불쾌감이 들거나 졸려서 칭얼거리는 잠투정 정도일 거다.
크면서 겪은 게 많을수록 새로움은 사라지고 호기심도 줄어들고 경험에 비추어 예상 가능한 것들이 늘어났다.
나는 아직도 행복해지는 법에 대해 모른다.
그렇다고 매일매일이 익사이팅해서 엄청 재밌고 싶지도 않다.
(힘들지만) 재미없는 것도 내 삶의 일부분이고 싫은 것도 견뎌볼 줄 알고 싶다.
다만 한 가지 소망이 있다면 지금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크게 내 인생을 하나로 봤을 때
나쁜 일보단 좋은 일이 더 많아서 괜찮은 편이었어 라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