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수록 느는게 술, 볼수록 느는게 면접
사실 브런치에 글을 안 썼지만 면접을 꽤 자주 봤다.
나는 초초초 장기 취준생(거의 재수로 치면 5 수생급...)이기 때문에
좀 애매한 포지션이 되고 말았다.
왜 남들이 남들 할 때 시기 맞춰서 하라는지 조금 이해가 가기도 한다.
주위 친구들이 이제 좀 자리를 잡아서 직장 권태기가 올 무렵이라
때려치운다, 이직한다 하고 회사 얘기를 하도 간접 경험으로 듣다 보니
신입임에도 회사의 실체(?)를 너무 알아버려서 나까지 부정적으로 느껴버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지원하는 신입이다.
신입으로 들어가기엔 기업에서 조금 갸우뚱할 나이이다.
특히 여자기 때문에 남친 유무와 결혼, 출산 얘기는 거의 99.99999% 면접에서 듣는다.
근래 들어서 본 면접들은 신선하게도 남자 친구가 있는 게 좋다. 결혼하고 안정적으로 다니는 게 더 좋기 때문에 지향해준다는 입장이었다.(합격하지 않았기 때문에 빈말이었는지 진짜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근데 면접을 자주 보다 보니... 이젠 예전만큼 덜덜덜 떠는 정도는 아니다.
물론 긴장을 하긴 하는데 예전엔 정말 머리가 백지가 되는 느낌이었다면
요샌 쓸모없는 말과 쓸모 있는 말을 조금 가릴 줄 아는 사리분별이 생긴 정도...
결론은 면접 포비아가 있는 사람이 있다면 한 면접 공포했던 경험자로써
무조건 그냥 면접 많이 보는 게 최고다.
이건 좀 별론데 갈까 말까 하는데도 되도록 경험 삼아 가서 면접 연습하는 셈 치고 오는 게 낫다.
(물론 멘탈 깨지고 인신공격당하면 기분은 상하는 거 안다.)
그리고 면접을 자주보는게 좋은 이유중 하나는
(나같은 경우는 같은 업종으로 면접을 여기저기 보러다니다보니)
대충 연봉 현황과 기업의 형태와 내부사정이 있다는걸 얼핏이라도 들을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가령 디자인은 박봉이랑 야근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워듣더라도 실제로 가서 얘기를 듣는 실체는 조금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현업자와 시장 얘기 해보는 것도 꽤 경험이 된다.
내가 지원하는 분야는 외국계가 아닌 이상 사실 대기업이 그다지 없기 때문에 소기업 형태라 그럴 수도 있지만
압박 면접같은거보단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양들에게 실체에 대해 설명해주고 대화를 하는 면접이 많았다.
최근 들어서 본 면접들은 기분이 상하지 않고 그래서 나름 얘기를 나누고 온거 같다.
(떨어질때마다 우울해지는 것과는 별개로)
아예 요샌 좀 미쳐서(...) 최종면접 소기업 대표님 만나서 어쩌다가 회사 운영을 하시게 됐는지 이런 인터뷰 소재까지 따냈었다.
그렇다고 내가 본 면접들이 막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1차 면접 보고 한달 지나서 2차 면접이라고 연락온데도 있었는데
"와 정말요? 감사해요"라는 느낌보단 누군가 입사했다가 관뒀다는 느낌이 매우 강하게 들어서 의구심을 품었다.
면접을 보고 왔는데 떨어졌다고 통보됐는데 갑자기 다시 연락와서 붙은 사람이 안온다고 해서 다시 심사하겠다고 해놓고 또 떨어뜨리는 (두 번 죽이는) 못된 기업도 있었다 ㅋㅋㅋ
참 취준은 녹록치 않고 이런저런 일들이 많지만 계속 멘탈 깨지고 계속 이를 갈며 이력서를 쓰고 포기도 좀 하고 슬럼프도 오다가 그렇게 계속해야 하는게 맞다는 것이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