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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취업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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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ma Nov 08. 2017

프로빡침러

사회문제

직장 다니면서 공감한 것은 내가 화가 엄청나게 많아졌다는 것이다.

주로 분노의 대상은 불합리한 회사에서 나중에는 사회로 번진다.

소위 말하는 '빡침'을 자주 느끼는 나와 친구는 서로를 '프로빡침러' '사회불만종자'라고 부른다ㅋㅋㅋ


나는 내가 지금 직장을 다닌다고 해서 취업 문제를 외면하고 싶지도 않다.

(압박 면접, 인신 공격, 스펙 위주의 이력서 검토, 학연,지연에 의한 채용, 내정자,여성 면접자에게 결혼은? 출산은? 같은 프라이버시 침해 등등)

지금 당장 내 일이 아니라고 해서 모르는 척 할게 아니라 이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사회 문제고, 

불합리한 제도는 개개인이 아니라 정부와 기업의 노력으로 바뀌어야 하는게 맞기 때문이다.


또한 취업 문제 못지 않게 취업해도 직장 문제가 심각하다.

최저 임금보다 못한 임금, 연차 사용에 눈치 봐야 하는 일, 지켜지지 않는 퇴근시간, 수당없는 야근, 빠질 수 없는 회식, 강제성을 띈 영업 접대, 회사가 사원을 부품 취급하듯 돈주고 쓰고 버리고 쓰고 버리고 하는 태도 등

정상적이지 않은 문제가 수도 없이 많은데 외면하면 결국엔 그대로 멈춰있을 수밖에 없다.


너무 거창해진 것 같지만 내가 취업 준비를 하면서 느낀건 개인의 노력 부족보다는 사회 구조의 불합리함을 많이 느꼈다. 이건 내가 취직을 해서도 해소되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늘어가기만 했다.


결국엔 취준생 뿐 아니라 사회의 문제다.


취직을 못한게 단순한 능력의 부족이라면 그걸 보완하면 취업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온갖 고스펙에도 인력이 남아돌아 최저임금으로 부려지는 사람들이 수두룩한 이 사회에서

어떻게 결혼을 하고 애를 낳고, 집을 사고, 세금을 내라는 말인가.


엄청나게 비관적인 성격은 아니지만

미래가 밝기만 한건 아니라는건 사실이다.


내가 싫어하는 말 중에 '금수저'라는 말이 있다.

나는 금수저가 아니다.


현대에 그런 계급 용어가 생긴건 '나는 서민이다'라는 자조적인 의미도 있지만

한마디로 그런 부모를 못만났다 라는 부모에 대한 원망도 느껴져서 싫다.

따지자면 부모님도 부모님의 부모님이 금수저가 아니라 나에게 계급을 물려준 셈인데

거기엔 그들의 잘못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여지껏 자식키우느라 고생하며 살아온 선량한 부모님을 욕되게 하고 싶지는 않다.

금수저가 아니라도 거의 못먹은거 없이 못입은거 없이 대학 보내놨으면

부모님은 부모님의 역할을 100이상 해준거니까


그럼에도 이런 말이 나오는건 그렇게라도 생활이 나아지기를 원하는 못이룬 소원,

이루어질 수 없는 소원, 로또 같은 일종의 희망사항인 셈이다.


부디 "우리 땐 안그랬는데" 같은 헛소리로

젊은 사람들의 근성과 노력을 폄하하기 전에

사회가 미쳐있는걸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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