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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끽 Jul 09. 2021

차별금지법을 금지하라

유독 2명이 내 눈에 들어왔다.


오랜만에 딴 동네를 갔다왔다. 지난주 토요일.

돌아오는 길 저녁 10시쯤 합정역에 내려 16번 마을버스로 갈아탔다. 20여명의 사람들 중에서 유독 2명이 내 눈에 들어왔다.


한명은 나와 비슷한 뽀글 긴 머리의 여성, 한명은 긴 생머리의 남성.

마을버스는 늘 그렇듯 꽉 차서 출발했고 집에 도착할 즈음엔 거의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우리 셋은 같은 정류장에 내렸다.


나혼자 반가운 마음에 하마터면 인사할 뻔 했는데... 사실 생판 모르는 사람ㅋ 휴~



그런데 뭔가 든든하다.

이런 머리를 하는 사람으로써의 동지애랄까.

순간 '역시 우리동네야'라는 안심과 자부심도 생긴다.


어쩌다가 맨날 다니는 동선이 아닌, 새로운 곳을 가면 유독 어떤 시선이 느껴진다.

예민보다 둔감함에 훨씬 가까운 내가 이런 시선을 느낄 정도이면, 확실히 이 머리가 신기하긴 신기한걸까...ㅋ; 어느 정도는 감내하고 살아야겠지만, 뭐 그닥 유쾌한 기분은 아니다.

생판 모르는 사람이 뚤어지게 쳐다보는 기분이란.

그분이 어떤 의도이던 상관없이, 그냥 그 자체만으로 그렇다.



아마, 우리나라가 단일민족이 아니었다면,  미국같은 여러 인종의 집합체였다면, 고작 머리스타일 조금 다른걸로 이런 시선을 받을까?



- 빨갛고, 노랗고, 초록인 머리색이 너무나 당연한 거고.

- 키 크고, 작고, 뚱뚱하고, 마르고, 휠체어를 탄 게 너무나 익숙하다면.

- 주변에 게이/레즈 커플, 성전환자가 그냥 있다면


 

단일민족에, 지금은 섬나라인 우리나라 구조.

조금의 다름이 '틀림'이라는 인식이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인건데.


 


간혹 페이스북 지인의 글에서, 여기저기에서 < #차별금지법 >이라는 걸 본다.


그런데 나는 이상하게도 이 단어를 마주할때 마다 가슴이 훅-하고 막혀왔다.

아무리 이중 부정은 긍정이라지만,

내 머리속의 인식에서는 그냥 부정x부정 이랄까.



'차별'이라는 단어에 숨 막히고, 또 한번 '금지' 라는 단어에 숨 막힌다.


그냥 #다양성포용 이나 #다문화수용 같은 걸로는 안되는 걸까?


듣기만해도 마음이 스스르 녹아내리는 것 같은건 그냥 나만 느끼는 감정인걸까? ☺️


 


얼마전 <스트리트H>와 인터뷰를 하면서, 내가 망원동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봤다.

 



#다양성 이었다.


옛것과 새것, 골목과 한강. 연세 지긋한 주민과 새로 유입된 젊은이.

그리고 이 속에서 나는 편안함을 느낀다.

누구라도 그럴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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