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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끽 Sep 25. 2021

창작 동화, 돌아오지 않는 시간

 1. 만끽은 지구별 아이다. 지구별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5분 남짓, 하늘이 온통 새빨갛게 물드는 시간. 어느날 친구가 말했다. “네가 사랑하는 노을을 하루 종일 볼 수 있는 별이 있대”


2. 만끽은 그 별을 찾아 떠나기로 했다. 지구에서 보는 단 5분의 시간이 이토록 황홀한데, 하루 종일 그 환상적인 순간이라면. 아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찔끔 났다. 


3. 먼저 도착한 곳은 지구별의 이웃 달님이었다. 땅을 밟는 순간 차가우면서도 따뜻하고, 노란빛이면서 하얀 어떤 포근함이 만끽을 반겨주었다. “아아 고마워. 미안하지만 너는 내가 바라던 노을이 없어” 그는 다시 길을 나섰다.


4. 그렇게 지구의 이웃 별들과 하나하나 인사했다. 별들은 만끽을 포근히 반겨주었지만, 만끽이 바라던 그 황홀한 주홍, 분홍, 파랑과 보라가 모두 한곳에 있는 그런 노을을 찾을 수는 없었다. 


5. 얼마의 시간이 지난걸까? 그렇게 우주를 헤메였다. 몇달일까? 몇년일까? 지구에서의 시간은 이 곳에 오니 도저히 알 수없는 것이 되었다. 단 5분의 시간이지만 그런 하늘을 볼 수 있던 지구별로 돌아가는게 나을것 같기도 했다. 혹시 그 하늘을 다시는 볼 수 없을까봐 무서웠다. 암흑속에서 눈물이 보석처럼 빛났다. 


6. 그 순간, 저멀리 아주 조그맣고 쪼그마한 별이 만끽의 눈에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왠 더벅머리 소년이 분화구 위에 앉아있었다. 만끽의 시선은 그 소년의 시선을 따라갔다. “우와아아아아! ㅠ.ㅠ 그래! 이게 내가 바라던 노을이잖아! 엉엉ㅠ” 만끽은 우는 건지 웃는 건지, 아니 왕왕 울음을 쏟아냈다. 소년은 침착하게 그를 기다려주었다.


7. 울면서도 그 새빨간 하늘을 놓칠새라 만끽은 잘 떠지지도 않는 눈을 감았다 떴다했다. 눈은 눈물을 하염없이 밖으로 보내면서 또 하늘을 담고 또 눈물을 내보냈다. 


8 .소년이 말을 했다. “이제... 괜찮아?”만끽은 힘들게 입을 뗐다. “응... (훌쩍) 여기가 그... 이 노을을 하루 종일 볼 수 있는 곳이야?”“자, 조금만 뒤로 물러나봐.”“우와아아아 ㅠㅠ 아아, 너무 아름다워..!ㅠㅠ 너는 정말 좋겠다. 이런 하늘을 하루 종일 볼 수 있다니...! 저... 나도... 여기머물러도 될까?”소년은 생각에 잠기는 듯 했다. 알수 없는 표정이었다. 소년의 눈에는 붉고 파란 보랏빛 하늘이 담겨있었다. 


9. “얼마든지. 원하는 만큼 있다가 가도 좋아. 그렇지만 네가 노을을 좋아하는 마음이 작아지지 않았으면 좋겠어.”“무슨 말이야? 내가 그럴 리가 없잖아(훌쩍)” 만끽은 당황하며 말했다. “아니야... 나는 다만 네가 나처럼 되지 않길 바래. 너와 함께 노을을 보는 건 나도 좋아. 너의 행복한 얼굴을 들어다보는게날 미소짓게 해. 마치 나의 처음을 보는 것 같아서. 그리고 니가 돌아간다면... 나는 이 황홀한 하늘아래에서 아름다움보다는 슬픔이 떠오를 것 같아. 이 황홀함을 함께했던 지금 이 순간 말이야.”


10. 만끽: “난 순간이 아니라 영원함을 보러 왔어.”

소년: “아름다운건 지금 이 순간이지.”




노을을 보면서 항상 드는 생각이 있었어요.

이토록 아름다운 노을을 하루 종일 볼 수 있다면 어떨까?

지금처럼 이렇게 아름다워 눈물이 날까?

아니면 이내 덤덤해질까? 마치 하늘이 파란것처럼 너무도 당연하게.


제가 동화라는걸 쓸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한번도 없는데,

어찌어찌 글쓰기 주제가 동화였기 때문에, 제 안의 이야기에서 시작하다보니

이런 글을 쓰여졌네요. 조금 더 다듬어서 진짜 더 아름답게 만들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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