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공매도는 빽이 약하다
정부가 2023년 11월 5일 일요일 시장조치로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했다. 내년 6월까지다. 다음날 시장은 급등했다. 코스닥은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10%가량 상승했다. 그동안 하락하던 이차전지 핵심주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일부 콜 옵션은 100배 넘는 상승을 보이기도 했다. 공매도 금지의 힘은 이렇게 엄청나다.
지난번에 개미가 가장 쉽게 주식시장에서 돈 버는 방법은 두 개가 있다고 했다. 그중 하나가 공매도 금지, 증안펀드 조성 소리가 들리거든 무조건 주식을 사라였다. 그렇다 공매도 금지는 이렇게 힘이 세다. 공매도를 금지하면 일단 심리적으로 센티가 급하게 좋아진다. 주식 매수세가 커진다. 두 번째는 이런 상승 심리 때문에 숏커버가 들어온다. 공매도 자체 물량뿐 아니라 인버스 상품에 들어간 숏포지션 들도 청산을 해야 하고 그만큼 주식을 사야 한다. 그래서 지난 월요일 같은 날은 주식이 오르면 더 오르는 그런 장이 펼쳐진다. 숏커버 때문이다.
지난 세 번 모두 강력한 상승을 경험했다. 그런데 지난 세 번과 다르게 이번에는 공매도 금지 발표가 있자마자 다음날 급등했다. 지난 세 번은 2020년 코로나 위기를 포함해서 공매도 금지 이후에도 주가는 계속 하락했다. 그리고 몇 개월 후에 반등을 하는 모습이었는데 이번에는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바로 다음날 급등을 했다.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 세 번은 코로나, 리먼사태 같이 큰 금융위기 때였기 때문에 수습에 시간이 걸렸지만 이번에는 특별히 위기 상황은 아닌데 금지 결정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지난번에 공매도 금지 결정이 나오면 주식을 사자고 했다. 그런데 이런 공매도 금지 상황이 다시 언제 오겠는가? 란느 생각을 많이들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예기치 않게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기는 곳이 주식시장이다. 그래서 주식은 신도 모른다고 하지 않는가? 앞서 개미투자자가 절대 잃지 않는 두 가지 방법 첫째 주식투자 안 하기, 두 번째 공매도 금지가 나오면 주식사기 그리고 그 이후에는 주식 안 하고 쉬기. 너무나 쉬운 투자 방법 같지만 실천하기가 쉽지가 않다. 조바심 때문이다. 야구는 세 번 헛스윙을 하면 삼진아웃이기 때문에 좋은 공을 보고만 있으면 안 된다. 그러나 주식은 삼진아웃이 없다. 언제든 내가 좋아하고, 자신 있는, 확신이 잇는 구간에서 투자하면 되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이번 공매도 금지에 지수는 급등했다가 어제 급락했다. 더 하락이 이어져서 도로 제자리로 지수가 돌아오는 것이 타당하다. 왜냐하면 이번 공매도 금지는 진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위기 상황에서 생긴 조치가 아니라 정부가 정책적으로 갑자기 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매도 금지 백이 이번에는 약하다. 기존에는 미국 정부, 연준, 한국정부 모두가 빽이었다. 그 결과 시장은 급등했다. 2020년 코로나 때는 연준은 금리를 제로로 낮추고 돈은 퍼부었다. 미국 정부도 돈을 재정으로 퍼부었다. 한국정부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국 정부, 연준은 아무 도움이 없다. 그리고 한국정부도 공매도를 금지했을 뿐 돈을 넣어주거나 금리를 낮추거나 하지 않는다. 따라서 월요일에 올라간 지수는 다시 다 내려와야 정상이다.
이번 공매도 금지로 나타날 현상은 테마주의 광풍이다. 지난 라덕연 사태나, 이번 영풍제지 사태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은 공매도를 제한해서 가격 조절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모든 종목에 대해서 이런 환경을 만들어줬다. 작전주들에게, 테마주들에게는 최고의 상황이다. 선거가 내년 4월이다. 그렇다면 정부정책, 선거 테마가 1000%씩 상승하는 테마 순환장이 될 것이다. 그래서 이번 조치가 우려되기도 한다. 다만, 눈치 빠른 투자자라면 10배 이상의 수익을 단기간에 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는 포퓰리즘적이다. 그렇더라도 기존의 기울어진 운동장이 제대로 고쳐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추신. 에코프로 주주형제님들을 위하여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에 물렸잇던 개미들이 이번 상승으로 일부라도 빠져나왔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