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그럴 거면 폭풍 몰아치던 바다를 왜 거슬러 올라왔어
2014년 4월 16일
서남해 어디쯤
목에 핏대 세우고 온몸으로 거슬러 올랐잖아.
깊은 바다 깊이 가라앉은
진실을 걷어 올려.
저 부릅뜬 눈 좀 봐,
저 다물지 못한 입 좀 보라고.
온몸에 노랗게 솟구친 분노는
토해놓지도 못하고
뭐 하고 있는 거야.
일어섯!
서해를 치켜 오르던
그 뜨거운 혓바닥 다시 세우고
떼 지어 줄지어
주먹을 힘껏 쥐란 말이야.
그 핏대로
그 분노로
그날 바닷속에서 보았던
짓눌림을, 억울함을
쏟아내란 말이야.
그럴 거면
폭풍 몰아치던 바다를
왜 거슬러 올라왔어.
움켜쥐고 움켜쥐기만 하는,
꿈쩍도 하지 않는,
세상을 비아냥거리는,
저 철갑을 두른 듯한 무리들 얼굴 위에
대대로 이어지는
뜨겁고 거대한 부르짖음을
무자비하게 쏟아부으란 말이야.
그대로 말라버리지 말고
한꺼번에 몰려온 한파寒波같은 칼날을
저 추악하고 뻔뻔한, 사람 같은 것들에게
날카롭게 날카롭게
박아 넣으란 말이야.
입을 열어.
꼭 다문 입을 열란 말이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