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어쩌면 그런 것들.
ㅡ어쩜 이럴 수가 있을까.
ㅡ늦은 밤에 갑자기?
ㅡ사람이 뭘까?
ㅡ소크라테스라도 만났어?
ㅡ만나고 싶어.
ㅡ만나봤자 별 거 없어.
ㅡ그렇긴 하겠지.
ㅡ인간이 사는 게 다 그게 그거야.
ㅡ인간이 아니고 사람 말이야.
ㅡ사람?
ㅡ사람.
ㅡ굳이?
ㅡ감정을 나눌 수 있는 존재니까. '사람'.
ㅡ'인간'은 좀 건조한 느낌이긴 하지.
ㅡ생각해 보니까 사람은 야누스인 거야.
ㅡ두 얼굴?
ㅡ감정. 디폴트값으로 품고 있는
ㅡ야누스라면... 두 개의 감정?
ㅡ 두 개의 감정.
ㅡ기쁨과 슬픔?
ㅡ너무 이분법적인데.
ㅡ꼭 이분법적은 아니고.
ㅡ절대적 공존이랄까.
ㅡ절대적 공존?
ㅡ여우비 같은.
ㅡ여우비?
ㅡ여우볕이기도 하고.
ㅡ여우볕?
ㅡ이랬다 저랬다 하는.
ㅡ호랑이 장가가는 날?
ㅡ하나가 되었다가 둘이 되었다 하기도 하는.
ㅡ그게 신이 아닌 인간일 테니까.
ㅡ뭐라고 생각해?
ㅡ뭐가?
ㅡ인간의 본질적 감정.
ㅡ본질적?
ㅡ인간을 이루는 본질적 감정.
ㅡ희로애락?
ㅡ그게 칼로 두부 자르듯 나눌 수 없다는 것.
ㅡ울다가 웃다가?
ㅡ화나는데 웃는 것.
ㅡ사람 안에 있는 감정이니까 멋대로 섞이는 것일 테지.
ㅡ썰물이지만 바닷물이 없어지는 게 아니듯.
ㅡ씨줄과 날줄이 얽혀서 옷감이 되듯.
ㅡ차지연 말이야.
ㅡ갑자기?
ㅡ'둥지'와 '나무'.
ㅡ전혀 다른 노래. 흥겹고, 애잔하고.
ㅡ그래. 그 두 감정.
ㅡ사람의 감정은 프리즘이 아닐까?
ㅡ프리즘?
ㅡ하나의 빛을 여러 빛깔로 나누어 놓는.
ㅡ프리즘..... 상황이겠네.
ㅡ문제는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프리즘이 다르다는 것.
ㅡ상황이 다를 테니까.
ㅡ아니, 같은 상황이라도 품는 감정이 다른.
ㅡ각자 자기 색깔의 프리즘이 있다?
ㅡ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를 테니까.
ㅡ표현의 문제로군.
ㅡ표현 이전 단계인 어떤 것.
ㅡ뭐야? 어렵네.
ㅡ프리즘처럼 드러내는 감정을 나누어버리는 어떤 기제機制가 있을 건데...
ㅡ사람 속을 누가 알아.
ㅡ그래, 알 수 없는 게 사람이지.
ㅡ부모를 닮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고.
ㅡ꽃은 항상 똑같이 피는데, 사람은......
ㅡ사람이니까.
ㅡ그 알 수 없는 깊이를 가진 사람이니까.
ㅡ철학?감정?
ㅡ어쩌면, 그런 것들.
ㅡ노래나 들어볼까.
ㅡ둥지?, 나무?
ㅡ나무.
ㅡ그래 나무.
ㅡ눈물이 날 듯.
ㅡ은근한 즐거움도 스며들 터이고.
ㅡ우린 사람이니까.
ㅡ그래 사람이니까.
내 삶에 가장 푸르던 이파리
별보다도 반짝이던 열매야
너의 향기 더 이상 실려오지 않아도
난 언제나 여기 있겠다.
뿌리내린 지금 이곳에 눈감아도
널 그리겠다.
나무 안예은 작사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