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양계장 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닭에 항생제를 주사하면 항상 이런 이상한 기름이 생기더라구.
익혀도 기분 나쁘게 생겼잖아... 그러니 반드시 제거하고 먹어."
치킨을 너무나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이니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 거다.
닭을 먹다 보면 닭껍질처럼 정상적인 지방부위도 아닌데 그렇다고 내장도 아닌 요상한 기름덩어리들...
필자도 늘 기분나빠 보이는 기름의 정체가 뭔지 궁금했다.
그런데 오늘 책을 보다가 그 기름의 정체를 확실히 알았다.
다름 아닌 고름 많은 점액이 모인 것.
한마디로 말해 고름이다.
닭고기 속의 기분 나쁜 기름은 고름 많은 점액이 형성되는 기낭염이란 병에 감염된 닭이라는 내용이다.
닭의 고성장을 도모하는 양계장은 한 번도 닭이 신선한 공기에 노출되거나 한 발짝도 걷지 못하게 동물들을 사육한다. 이는 동물들의 몸의 화학적 구성을 크게 망가뜨릴 뿐 아니라 기형과 악성 종양의 성장을 야기한다. 이 병든 동물들은 도살되어 손님들에게 팔린다. 미국에서는 고름 많은 점액이 폐에 모이는 기낭염(폐렴과 같은 병)이 있는 닭은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건강과 치유의 비밀 / 299페이지 내용 일부 / 안드레아스 모리츠
항생제를 주사한 후 고름이 더 많이 생기는 이유는 벼룩하나 잡자고 초가삼칸 다 태우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항생제로 죽이려 했던 균이 뭔지 모르겠으나 오히려 과한 항생제로 닭이 저렇게 병들어 버리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조금 아프다고 항생제를 과다 투여하면 몸속이 저렇게 된다.
(실제로 건강상담을 하다보면 체중이 갑자기 불어난 이유가 어느날 항생제를 먹고난 이후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피하지방이 아닌 내장지방이 늘어난다. 항상제를 먹고 퉁퉁 붓는 현상도 비슷한 경우다.)
항생제 주사로 닭이 뚱뚱해지긴 하겠군...
생닭을 취급하는 곳에서 유독 식중독이 많이 일어나는 이유도 이와 관련 있다.
닭이 자라는 환경을 보면 기낭염을 피해 가기가 더 어려운 현실이다.
그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데 병들지 않은채 죽는다면 그게 기적이지 않을까?
책에는 염증이 폐부위에 많이 모인다고 했으나
그마저도 옛날 이야기이고 닭을 직접 손질해 본 사람이면 누구나 알 것이다.
똥꼬 주위에 많고 닭껍질 아래 넓은 층으로 얇게 분포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심한 경우 닭의 내장 사이사이 온통 다 끼어있는 경우도 많다.
닭을 매일 다루는 능숙한 전문가라 해도 이를 모두 제거하기는 아주 힘들다.
특히 토막 손질보다 통마리 삼계탕의 경우는 더 그렇다.
배를 가르지도 않는데 어떻게 저 모든걸 제거한다는 말인가?
닭을 먹지 말라는 건 아니다.
치킨이 얼마나 맛있는데 닭을 끊을 수 있나?
다만 닭고기를 손질할 때 이상한 기름을 최대한 걷어내야 하고
닭을 요리하기 전에 뜨거운 물에 한번 데쳐내야 한다.
그럼에도 제거되지 않는 고름들이 있을 수 있으니 먹기 전에 최대한 살펴보고 먹는 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