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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09. 2023
흡혈 살인 진드기에 물렸다 (응급처치법 - 극혐주의)
3주쯤 전... 지인에게 연락이 왔다.
이게 뭐야? 쥐젖인지... 떼어내려니 안 떨어져!
카톡으로 보내온 사진을 보는데 첨엔 뭔가 상처가 나서 딱지가 앉은 건 줄 알았다...
뭐지? 딱지가 아닌 쥐젖이라고?
그런데!! 자세히 보니... 헉!!!
흡혈 진드기다.
주말농장에 다녀온 지 4일 정도 되었다니 4일째 잘 보이지 않는 머리칼 속에 단단히 붙어 있었던 것 같다. 아주 작을 때는 보이지도 않고 느낌도 없었을 텐데 흡혈 후라 살이 엄청나게 쪘다. 얼굴을 저렇게 파묻고 흡혈을 할 때는 핀셋으로 최대한 살점 가까이 떼어내도 주둥이 부분은 낚시 바늘 같은 갈고리가 살에 박힌 채 나오지 않는다.
담배 같은 간접뜸으로 지져서 뜨거워서 못 견디게 하면 도망가기 위해 스스로 갈고리를 뺄 것 같은데...? 머리카락이 좀 타도 불로 지져봐. 그런데 다행히 불로 지지기 전에 혼자 툭 떨어졌다고 한다. 배가 너무 불러 몸을 지탱할 수 없어서 잠시 운동 좀 하려던 차 뚱뚱해진 몸을 가눌 수 없어서 떨어진 것 같다. 내내 먹기만 할 수 있나? 좀 놀기도 쉬기도 해야지...
이젠 어떻게 해야 해? 병원에 가볼까?
인터넷에 찾아보니 진드기에 물리면 별다른 치료법도 없고 독성이 빠르게 퍼져 재수 없으면 죽을 수도 있다는 정보가 가득하다.
https://view.asiae.co.kr/article/2023061408021451998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713500048&wlog_tag3=daum
잠시 흡혈한 거라면 병원 가서 소독약 바르는걸로 표면에 있는 독성이 중화될지 모르겠는데(사실 중화되는지는 아무도 모름) 며칠 동안 흡혈했다면 이미 독이 좀 스몄을 테고 잘 못 소독했다간 오히려 독성이 소독약을 피해 혈관 깊숙한 곳으로 숨어들 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방법이 훨씬 더 위험할것 같아. 그러지 말고 고약 사서 붙여라. 독사에게 물리면 입으로 독을 빨아내듯 이것도 독을 밖으로 빼내야 해.
고약 어디 파는데?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을 거야. 고약으로 진드기 물린 걸 민간처방한 사례가 있는지 찾아볼게. 마침 인터넷에서 진드기에 물렸는데 고약 붙이고 금세 좋아졌다는 후기가 있기에 찾아 보내줬다.
https://blog.naver.com/phila47/222118092032
엄청나게 포동 한데 계속 흡혈하면 이것보다 더 빵빵해진다. 터뜨리면 피가 퍽 터져 나온다고...저렇게 뚱뚱해지면 쉽게 눈에 띄어 죽지... 대책 없이 평생 먹을걸 한번에 먹나보다.
진드기에 물리면 짧게는 3일 ~ 길게는 2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발현된다고 한다. 지인은 고약을 하루인가 이틀인가 붙였고 흡혈 진드기에 물린 지 3주 + 3일이 지났지만 아무 데도 아프지 않았고 아무런 증상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2024년 4월 현재 아주 잘 지내고 있음 / 아무 증상 없이 잘 나았음)
필자가 선택한 고약 응급처치가 모두에게 통할지는 모르겠으나 피부 표면에 소독제를 바르는건 아무래도 독성이 안으로 더 깊이 침투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 독성의 퇴출로가 밖으로 열려야 하는데 안으로 밀어넣는 식이지 않은가? 진통제도 혈관을 열어 밀어 넣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소는 등에 진드기에 그렇게 악착같이 몇날 며칠을 붙어 배가 터져라 흡혈해도 죽지 않는데 사람만 유독 왜 그렇게 많이 죽을까? 진드기 독이 소에게는 약하고 사람에게만 독해서? 아무래도 이상함...
(흡혈 진드기 치료에 대한 개인적 판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