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도 치료도 지식이 아닌 태도의 문제! 닫힌마음엔 무엇도 닿지 않는
최근 학부모들의 문해력이 이슈가 된 적이 있다.
가정통신문에 적힌 표현 “금주 계획”, “우천 시 장소 변경”을 두고 항의가 들어온 것이다.
“초등학생이 술을 먹나요? 왜 금주 계획이 필요하죠?”
“우천시요? 우천이라는 동네가 어딘데요?”
교사가 “금주는 이번 주를 뜻하고, 우천 시는 비가 올 경우라는 뜻입니다”라고 설명하니 “쉬운 말 두고 왜 이렇게 어려운 말을 쓰냐!”는 짜증이 되돌아왔다고 했다. 문해력은 단순한 어휘력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껴 학부모 문해력을 교육한다지만 과연 그들이 교육에 참석할까?
상대는 부족하다고 단정하고,
나는 과하게 옳다고 믿으며,
애초에 들을 마음조차 없는,
이러한 태도 앞에서는 아무리 가르쳐도 문해력은 자라지 않는다. 문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이해할 의사가 없는 것이다.
환자도 마찬가지다. 식이 상담에서도 똑같은 일이 발생한다. 전문가가 치료 방법을 알려줘도, 환자는 자기 방식대로 바꿔버린다. “참고는 하겠지만 내가 더 잘 아니까 굳이 그대로 할 필요는 없어!” 신뢰 없는 배움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고, 때로는 더 위험해진다.
결국, 문해력도 치유도 ‘태도’에서 시작된다. 문해력은 책을 많이 읽는다고 생기는 능력이 아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겸손, 상대의 말을 존중하고 이해해 보려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듣지 않기로 마음먹은 사람 앞에서는 설명도, 교육도, 치료도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한다. 읽을 마음이 있을 때 문장은 들어오고, 믿을 마음이 있을 때 치유는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