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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형인 Nov 15. 2019

#5. 엘리 있다 없다 숨바꼭질 놀이!

엘리 맞춤 은신처를 장만하다

2019년 10월 31일.


며칠 전에 엘리에게 사줘야겠다고 점찍어둔 파충류 소형 은신처를 구매하였다. 그리고 오늘 택배가 도착했다. 뭐냐 뱀? 하고 또 사육장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엘리를 잠시 두고 상자를 조심스럽게 열었다. 파충류 전용 은신처는 자연에 가까운 재질로 많이 만들어져서 포장할 때 뽁뽁이 및 신문지로 싸여서 온다. 그만큼 잘 깨진다는 소리겠지... 한번 두드려보니 땅땅 소리 나는 게 마치 돌멩이다.

작은 바위동굴 은신처 안에서 휴식취하는  엘리

그때 문득 생각난 게 있었다. 돌 밑에 뱀이 있다고 말이야. 양평으로 놀러 갔을 때 돌과 나무가 유독 많은 산속에 뱀 조심이라는 푯말을 봤었는데 같이 있었던 일행분께서 돌 밑에 뱀이 숨어있기도 한다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딱 그 말이었더라. 엘리 집에 깨끗이 세척한 은식처를 놓으니 그 속에 쏙 들어간다. 좋아해 하는 엘리의 모습을 보니 빼앰 집사로써 내심 뿌듯해졌다. 역시 뱀 아니릴까봐!

은신처를 들어올리니 엘리둥절, 어리둥뱀~?

이럴 때 역시 가만히 있지 못하는 나. 장난기가 발동해서 엘리가 쏙 들어가 있는 은신처 위로 손을 슬금슬금.. 내밀었다. 엄습해 오는 검은 그림자를 눈치 못 채고 쿨쿨 잠자는 엘리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 마치 동화나 게임 시나리오에 나올법한 이야기다. 아주 좋아! 엘리가 깰라 무섭게 은신처를 손으로 조심스럽게 잡고 위로 들어 올리니, 똬리를 틀고 있는 조그마한 엘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어리둥절해하는 엘리의 모습을 보니 살짝 미안해지긴 했지만 너무너무 귀여운 걸 어떡하지.. 오늘도 어리둥뱀 하는 순둥이 엘리를 위해 은신처를 다시 제자리에 올려놓고 조심스레 사육장 뚜껑을 덮는다. 굿나잇, 엘리!


바위 동굴 은신처 에 엘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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