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하는 사람들에게 말하고픈 것

No PAIN, No GAIN.

by 명형인
아프면 피하고 싶다. 그리고 똑같은 상황이 닥치면 알아서 피하게 된다.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주저하지 않고 직접 마주한다. 이런 힘은 어디서 나올까?


고통은 되게 무서운 질병이다. 천하장사도 피하고 싶어 지게 만드니깐.

그러나 면역이 생기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길을 가다 돌을 만나면
강자는 그것을 디딤돌이라고 말하고
약자는 그것을 걸림돌이라고 말한다.
-토마스 칼라일-


어느 날 사고로 넘어져 앞니 하나가 부러진 날이 있었다. 그때 내 앞니는 어디로 갔는지 재접착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망설임 없이 발치를 하고 입 주변 찢어진 곳을 꿰매던 날, 그날이 두 번 다시 올까 싶을 정도로 많이 앓았다. 예기치 못한 큰 수술에 내 몸이 깜짝 놀란 모양이었나 보다. 첫날은 멀쩡하다가 둘째 날이 되면서부터 열이 끓어오르고 하루하루가 무기력했었지. 먹기 싫어진 음식도 꾸준히 먹으며 몸을 추슬러갔었다.


그러나 그 사건은 나의 디딤돌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상처가 아물고 실밥을 뽑고 나서 맛있는 음식을 먹게 된 날은 설명 못할 정도였다. 그날 먹은 쌀밥도 세상에서 먹어보지 못한 맛으로 느껴졌고 모든 게 행복했다.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고 건강도 챙기기 시작했다. 물론 그때 나를 성심껏 도와주신 의료진들에게 큰 감동을 받아 의학에 관한 서적을 읽으며 여러 가지 공부도 하고 있다.


그리고 다짐했다. 다신 이런 일 또 겪지 않을 거야. 잘 먹고 잘 살아야지!


근데 이게 웬일, 다 나아서 마지막 관문인 임플란트를 하러 갔는데 수술부위에 매복치가 숨어있단다. 예기치 못한 매복치의 깜짝 등장은 마냥 달갑진 않았다. 그 순간 나는 생각했다. 아, 고통스럽겠지만 해야겠군. 이것도 지나갈 거니까.


아픈 걸 알면서도 받아들이게 되더라.


물론 매복치 발치는 고운 수술이 아니었다. 이건 사람이 두세 번 할 수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생을 많이 했다. 저번과 비슷한 상황에다가 여름철이라 그런지 체온조절이 잘 안되어 힘들었다. 후끈 오싹.


그래도 임플란트는 해야지.
안 하고 시기 놓치는 것보단 나으니까
앞으로 똑같은 사고 안 나게 조심해야겠어!


이후의 내 생활은 좀 더 열심히 활기차게 돌아가는 것 같다. 지금 이 시간, 건강할 때에 더 많은걸 할 수 있고 그 소중함을 누리는 것을 깨닫게 된 걸까. 내게 주어진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이 순간을 간절하게 살고 싶어 진다.


Pain is temporary. Quitting last forever.
고통은 잠깐이다. 포기는 영원히 남는다.


이와 같이 회자가 경험한 것처럼 다른 사람들의 고통들도 여러모로 다양할 것이다. 내가 경험한 고난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거다. 고난이 물리적이거나 정신적 형태라도, 그것은 당사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달려있는 거 같다. 비 온 뒤 땅이 굳는 것처럼 말이지.

모든 고통과 아픔의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고난은 단순히 불운이 아니라 아픈 걸 알면서도 그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받아들이는 법을 알려주는 경험의 일부라는 걸. 또한 그 아픔이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아파하는 것도 괜찮다. 그렇게 강해지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