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너무 큰 축복이고, 기적이지만 다른 가족분들에게는 너무나 큰 불행인데 매일 밤, 내가 그러기를 기도하고 바란다는 게 마음이 너무 안 좋았어요.
정말 감사드린다고 이 은혜, 이 마음, 평생 가슴에 안고 살겠다고 천사가 된 아이 몫까지 정말 열심히 잘 키우겠다고 꼭 좀 전해주세요.
매 순간이 힘들고. 매 순간이 두렵죠.
그렇지만 가장 힘든 순간은 뇌사로 추정되는 환자가 연령이 어릴 때...
소아 환자 보호자를 만날 때 가장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는 편이에요.
'아, 보호자를 만나서 어떻게 첫마디를 떼야할까' 이거부터가 막막해지죠.
처음엔 아내도 펄쩍 뛰고 저도 쉽게 허락이 안 됐는데, 그날 밤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아, 생명은 돌이킬 수 없으니까 이 아이를 위해서 가치 있는 일을 하자. 장기를 기증하면 필요한 사람이 살 수 있으니, 그것도 참 귀한 일이다.' 그래서 다음날 우리가 흔쾌히 결정했죠.
여러 가지 과정을 굉장히 면밀하고 꼼꼼하게 보기 때문에 뇌사인데 살아날 수 있는 가능성은 우리나라에선 제로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그런 경우를 본 적도 없고요. -박수정 코디네이터
장기나 조직 기증 같은 경우에는 국가에서 관여를 하게 되어 있고 관리를 하죠. 그래서 끊임없이 저희한테 압박이 들어옵니다. 유족들한테 정말 예우를 잘하고 있는지, 뇌사 장기기증자분에 대한 예우를 끝까지 다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고 감시하고 있고 그런 체계가 분명히 있어요. -박수정 코디네이터
매트(수혜자)라는 분이 편지에 ‘신장 투석받으며 하루하루 소망 없이 살았는데 당신 따님의 장기로 인하여 투석도 안 하고 건강한 몸으로 내 딸 졸업식에 갈 수 있었다고. 그리고 딸의 생일을 축하할 수 있었다’고 써줬어요. 그때 참 기분이 묘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그분에게 새 생명 줘서 또 감사한 마음도 있죠.
그리고 거기서는 메모리 파크(추모공원)를 만들어놓고 그때 그 사고 난 사람들 이름을 묘비에 적어놓고 기억하더라고요. 장기기증을 받은 사람이 우리 딸의 기일 날에 고맙다고 오기도 했는데 그렇게 기억해 주니까 고마웠죠.
일반 고인분들이랑 똑같은 장례 절차를 진행합니다. 장기 기증을 하시게 되면 보통 가슴에서부터 약간 하복부까지 일자나 십자가 모양의 수술 자국은 남고 다 봉합을 하죠. 그 위에 병원에서 쓰는 아주 큰 밴드로 수술 자국을 가려드리고 깨끗이 씻어서 안치실에 모셔다 드리고 꼭 얼굴 확인하시고 싶으시면 오시라고 말씀드려서. 영안실에서 얼굴 확인 다 하세요. 그다음 과정이 염하고 입관하고 이런 과정을 거치잖아요. 그럴 때 똑같이 거치시면 돼요. -박수정 코디네이터
우리는 한 사람의 작은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세상이 서로에 대한 공감과 격려와 환대로 변화되기를 원합니다. 하이머스타드는 2020년 1월 가정폭력을 주제로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해 장애, 아동, 환경, 가족 등에서 발생하는 사각지대에 대한 공감과 희망이 담긴 따뜻한 이야기들을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