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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아와 생각 Sep 24. 2024

아이와의 TV갈등

2024년 9월 24일  화요일 가을날씨

  오늘 아침에도 일어난 tv갈등. 7살 어린이는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바로 스마트 기기를 찾거나 tv를 보겠다고 주장하는 편이다. 요즘들어 며칠 그러하다. 엄마로써 주양육자로 책임을 느껴 나는 늘 tv등 모든 미디어를 가능한 적게 접하게 해주려고 노력해 왔지만 사실 아예 안 본다는 것은 현실상 불가능하고 최대한 평일과 주말이 구분이 되도록 주말에 주로 tv 등 미디어를 볼 수 있는 자율성을 인정해 주었다. 하지만 아직 7세인  아이는 자율성을 자유로 인식하여 무한하게 자극과 흥미를 놓치지 않고 즐기려고만 하지 조절은 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중간에 늘 엄마가 나서서 tv를 꺼주면 굉장히 분노하고 화를 내는 편이다. 그 동안 수많은 약속과 반복적인 시간제한 연습, 교육적인 이야기 나눔, 아이의 성향과 기호를 존중해주려는 노력 등등은 모두 아주 조금씩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겠지만 하지만 미디어의 강력한 아이를 향한 노크를 이기지 못했다. 아이는 나름 tv를 보며 여가를 보내려는 것일 수도 있는데 모든 미디어의 공격과 자극을 방어하려고 육아를 365일 하다가도 중간중간 엄마의 모든 시간까지 할애하여 전쟁을 이어갈 수는 없었다. 빈틈은 어쩌면 매우 자연스럽고 건강에 유익한 것이라 두려하면 아이는 놓치지않고 자꾸만 tv의 유혹속으로 빠져든다. 


  나는 아이의 tv를 좋아하는 성향,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성향, 현실세상 말고도 상상 창작물에도 꽤 흥미로워하는 성향 등등 무엇이든지 간에 장점으로 바라보려고 꽤 노력을 하였고 이미 성인이 되어 몰입이 되지 않는 어린이 프로그램들을 아이를 위해 같이 보고 즐기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다. 하지만 평일 아침시간에는 특히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가야하는 준비를 해야하기 때문에 갈등이 될 수 밖에 없다. 아침시간이나 평일에는 되도록 tv를 보지 않고 규칙성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알려주고 있지만 아이의 욕구가 꽤 강하여 ebs 어린이채널만 시청하는 조건으로 허용해 주었다. 하지만 이 한가지 허용조건도 아이에게는 한 번 빠져들면 멈추기 힘든 유혹이기에 오늘 아침에도 어린이집 등원시간 최대 데드라인이  되어 tv를 꺼주었는데 아이는 화가 나서 엄마를 이 세상에서 없애버리고 싶다고 했다. 나는 아이의 엄마를 향한 정서적 자극과 공격에 전혀 화가 나지 않게 되었다. 이미 예상할 수 있었던 예시 답안이었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서로가 일일 tv갈등의 종지부를 찍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툭툭 털고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설 수 있었다.   

   

  어린이 도서관에도 가고 프로그램도 신청하여 참여하고 엄마의 책읽는 모습도 많이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전래동화도 전집을 구매하여 잘 읽고 있다. 하지만 요즘 며칠 아이의 TV사랑과 엄마의 걱정어린 갈등이 조금 더 깊어지고 있다. 충분히 아이의 입장에서 보면 이해해 줄 수 있는 문제이다. 7세 아이가 tv를 많이 본다고 비난받는다면 이 세상 모든 영화상영, 넷플릭스, 케이블 tv등 미디어 산업과 이를 즐겨보는 모든 애호가들 또한 그만 좀 보라고 아이는 항변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는 아직 자라나는 성장과정에 있고 멍하니 tv들여다보는 것보다 건강한 뇌를 만들 수 있는 오감가득한 성장활동을 시키고 싶은 엄마 마음은 항상 여전히 존재한다. 


  나는 아이가 tv를 많이 본다고 더이상 걱정과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로 결심했다. 이제는 tv를 즐겨보는 아이의 성향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쁘다. 생활하는 중간중간 뭐 도통 이해할 수 없는 자기만의 얘기를 뭐라 중얼중얼 얘기하는 데 아마 머리속에서 지혼자 그리는 상상의 결과물이 아닌가 추측해본다. 그 알수 없는 얘기들이 이제는 귀엽고 사랑스럽기 때문에 나는 아이와의 tv갈등에도 일단은 적응 패치를 붙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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