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ixth day is over.
2월 18일 2022년
The sixth day is over.
우리 병실은 입구 쪽으로부터 먼 저 안쪽! 출입문 밖 쪽에 위치한 탕비실이나, 1층 편의점, 간호사를 만나러 오고 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다른 병실 안으로 눈이 간다. 나이도 다양하고 아픈 부위도 달라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이 느린 화면처럼 그럼에도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간다.
'아 다행이야!'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내가 한심할 때가 많다. 타인의 더 큰 고통을 내 위안으로 삼다니 지랄 맞기까지 하다 내가...
병실 밖 아이들 울음소리가 들려도 내가 있는 곳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현실과 조금 떨어진 동굴에 숨죽이고 있는 느낌.
병실 메이트가 생겼다. 6개월 된 통통하고 귀여운... 아이 아빠가 '제가 가진 게 이것 밖에...' 하며 영양제를 건네주신 아침! 바라보다 벌컥벌컥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마셨다. 묘한 기분에 표현할 단어를 찾아보지만 떠오르지 않는다. 낯선 이에게 받은 같이 힘내자는 응원 같은...
그 꼬맹이 아가는 점심에 시술을 하러 갔지만 뭔가 잘 되지 않아 수술로 넘어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아이 아빠는 오후 내내 여기저기 연락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고...
나는 나이를 어디로 먹었나! '위로'라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하나? 무슨 말을 해야 하나? 한마디도 못하고, 눈 한번 못 마주치고 그 시간을 조용히 보냈다. 여태 뭘 배우고 나이 마흔 개를 먹은 건지...
저녁 시간 지나고 오웬이 잘 준비시키고 따뜻한 음료 몇 개 사와 엎드려 계신 아이 아빠 곁에만 두고 나도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 한 시 반! 간호사가 두 아이 항생제 놔주러 왔을 때 우연히 기회가 되어 아이 아빠와 소담 소담 담담한 이야기를 꽤 길게 했다. 그러고 나니 마음이... 내 마음이 위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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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또 정맥 주사 자리를 바꿔야 했다. "엄마... 진짜 이제 안 할래! 하기 싫어~" 잘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로 소리소리 지르며 울었다. 설명으로 될 일이 아니란 걸! 또?! 나 또한 당혹감에 눈물이 쏟아져 한마디도 못 달래주고 주사실에서 느린 시간을 보내고 나왔다. 그리고 우린 포켓몬을 보며 다시 웃고 힘을 냈다.
아이가 묻는다... "근데 엄마는 왜 울었어?"
포켓몬 틀어주고 탕비실에 가 신랑에게 전화해 펑펑 울고 진정될 때쯤... 병실 메이트 아기 아빠가
"몇 마디 건네 봤는데, 이제 괜찮더라고요. 사투리 안 쓰길래 서울분 인가해서 어디 살아? 물어봤더니, 아이가 푸르지오에 산다고 하더라고요. 귀여워서 말씀드려요~"
난 그 푸르지오 얘기에 웃음이 나와 눈물 싹 닦고 병실로 또 씩씩하게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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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생활 최애품은 단연 크록스!
신랑이 아이가 보고 싶어 해서 필요한 거랑 과일 잔뜩, 그리고 버티다 못해 내가 부탁한 베개와 블랭킷을 가져다주었다. 아빠 보자마자 찰싹! 나도 유난히 신랑이 반가웠던 저녁이다.
p.s. 일단 다음 주 수요일로 시술이 잡혀 마취과에 가서 사인하고 왔다. 그때까지 잘 낫고 잘 먹고 슬기로운 병원 생활해보자!
오늘 하루도 잘 지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