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녕반짝 Sep 19. 2015

서점에서 목록 훑기만 해봐도!

내 취향 책 찾기 _2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좋아하게 된 건 우연이었습니다. 지방 소도시의 서점이 크면 얼마나 크겠냐만은 그나마 제일 크다는 서점을 찾아 시내버스를 20분이나 타고 나갔습니다. 그렇게 큰 서점은 아니었지만 내가 보지 못한 책들이 즐비한 것을 보고 흥분해서 모조리 목록을 훑어보았습니다.


서점에서의 이런 목록 훑기는 꼭 책을 꺼내서 읽거나 훑어보지 않아도 작가와 작품을 알아가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줍니다. 다른 곳에서 언급이 되서 '아, 서점에서 봤던 작가네? 그 책 서점에서 봤어!' 라고 기억하기 시작하면 책이 낯설게 다가오지 않습니다. 그렇게 목록 훑기를 하다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꺼내보고 그러다 정말 마음에 들면 책을 구입하면 됩니다.





서점에서 그렇게 열심히 목록 훑기를 하다가 우연히 빨간색 양장(지금은 절판되어 열린책들 세계문학전집으로 나와 있습니다.)의 도끼 옹(도스또예프스키에 대한 극 존칭^^) 전집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드는 생각은 '도끼 옹 작품이 이렇게 많았나? 난『죄와 벌』밖에 모르는데!'였습니다. 신기해서 그렇게 훑어보다『백야』가 마음에 들어 바로 구입했습니다.


도끼 옹의 단편집이 있는지 모른 상태에서 읽은『백야』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그래서 도끼 옹 전집을 하나씩 모아보마 다짐했는데 출판사에서 개정판을 준비하는지 빨간색 양장이 절판이 되고 있었습니다. 이후에 18권의 전집을 모으는데 상당히 애를 먹었고 절판 된 뒤에 나온 무선본을 모으는 데도 역시나 배로 힘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전집을 독파하겠다던 저의 다짐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 일독까지 두 권의 책이 남은 상태입니다.




1. 뿌쉬낀 전집 -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뿌쉬낀

2. 개의 심장 - 미하일 불가꼬프

3. 러시아 희곡 1 - 폰비진 외

4. 러시아 희곡 2 - 뚜르게네프 외

5. 백위군 - 미하일 불가꼬프

6~11. 수용소군도 - 솔제니찐

12. 러시아 현대 희곡 1 -알렉산드르 밤삘로프외

13. 검찰관 - 고골

14. 뻬쩨르부르그 이야기 - 고골

15. 어머니 - 막심 고리끼

16. 백년보다 긴 하루 -친기즈 아이뜨마또프

17. 벨낀 이야기 -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뿌쉬낀

18. 강철은 어떻게 단련 되었는가 - 니꼴라이 오스뜨로프스끼

19. 닥터 지바고 (상) - 보리스 빠스쩨르나끄

20.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 안똔 빠블로비치 체호프

21. 벚꽃 동산 - 안똔 빠블로비치 체호프

22. 마호가니 - 보리스 삘냐끄

23. 우리들 -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자먀찐


24. 분신, 가난한 사람들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또예프스끼

25. 백야 외

26. 아저씨의 꿈 외

27. 스쩨빤찌꼬보 마을 사람들

28. 상처받은 사람들

29. 지하로부터의 수기 외

30. 노름꾼, 악어 외

31~32. 죄와 벌 상,하

33~34. 백치 상,하

35~36. 악령 상,하

37~38. 미성년 상,하


도끼 옹 전집을 읽다보면 19세기 러시아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들이 상당히 많이 언급됩니다. 가장 많이 언급된 작가는 뿌쉬낀이었고 역시나 힘들게 한권으로 된 전집을 구했고 읽는 데만 1년이 걸렸습니다. 그렇게 러시아 문학을 한권씩 수집해 갔는데 모두 러시아 문학을 읽으면서 책 속에서 언급되는 작가와 작품들이어서 단순한 책 파도타기만으로 충분히 시야는 넓어져 갔습니다.


당시에 구입한 책을 다 읽은 건 아니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어느 정도 꾸준히 읽었더니 19세기 러시아 문학이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처음에는 무분별하게 읽다 관심 가는 작가와 작품을 신중하게 골라서 읽다보니 좋아하는 작가와 작품도 자연스레 생겼습니다. 19세기 러시아 문학하면 도끼 옹과 톨스토이를 빼 놓을 수 없는데, 책 파도타기를 하면서 이 책 저 책 읽은 결과 톨스토이는 나와 잘 맞지 않고 도끼 옹을 더 좋아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19세기 러시아 문학이 꽤 있으면서도 톨스토이 작품은 거의 없습니다. 나와 맞지 않는 작가를 과감히 인정하고 세분화시켜 가는 과정 모두는 일단 책을 열심히 읽어야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타인의 추천과 조언이 참고가 될 수는 있겠지만 스스로 부딪혀 보지 않으면 내가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어떤 작품을 좋아하는지 제대로 알 수 없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좋아하는 책은 도대체 뭐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