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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뮬라크르 Sep 15. 2015

인형

나는 네게 길들여진 인형

나는 네게 길들여진 인형

아무리 바닥에 나를 팽개친다 해도

아픈 볼을 감싸쥐며 방긋 웃는

나는야 파란 눈의 마론 인형

언제나 너만을 위해 단장하지만

사랑을 받기엔 너무나 작은 나는 나는

그저 흔한 소품 도구

온통 아름다운 보석들로 가득한 너에겐

그저 흔한 소품 도구


이제는 벗어나고 싶어 사랑받고 싶어

뒤돌아 보지 않고 힘껏 달려가 보았지

하지만 나는 혼자일 수 없는 너만의 인형

넘어져 울고 있는 날 일으키고

조그맣게 속삭이는 너의 입술은

벗어날 수 없는 아름다운 판도라의 상자


"………"


날… 사랑하니?


- 나는야 죽어서도 널 사랑할 파란 눈의 마론 인형


2001년 7월 10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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