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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힙합스텝 Apr 20. 2024

말을 안 하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요?

아이러브유 (Eye Love You)

감독: 후쿠다 료스케, 오카모토 싱고 외 

2024년 방영 


커버 이미지 출처: 왓차피디아 <아이러브유> 갤러리. https://pedia.watcha.com/ko-KR/contents/tE15Vx5


드라마 <아이러브유>를 리뷰한 글입니다.
드라마에 대한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왓차피디아 <아이러브유> 갤러리. https://pedia.watcha.com/ko-KR/contents/tE15Vx5

배우 채종협 (태오 역)이 열연하여 화재를 모은 드라마 <아이러브유>에서는 상대역 '유리'로 분한 니카이도 후미의 캐릭터 설정이 독특하다. 유리는 과거에 어떤 사건을 겪은 이후 타인의 눈을 바라보면 그 사람의 마음이 들리는 능력을 얻게 되었다. 손쉽게 타인의 속내를 알 수 있게 되었지만 그녀는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을 만나며 상처를 받기 때문이다. 연애는 언감생심이다. 타인의 속마음이 들린다고 용기 내어 이야기하는 순간 상대는 공포를 느끼기 십상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에게 공포감을 느낀다니. 하지만 태오에게는 다르다. 태오, 그는 한국인이고 한국어로 생각한다. 아무리 그의 눈을 들여다 보아도, 아무리 그의 속마음을 들어보아도, 일본인인 유리는 태오의 생각을 도무지 해석할 수가 없다. 

이미지 출처: 왓차피디아 <아이러브유> 갤러리. https://pedia.watcha.com/ko-KR/contents/tE15Vx5

유리는 태오의 생각을 읽으려고 무진장 애를 쓴다. 번역 어플을 써보지만 한국어와 일본어 발음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제대로 해석할 수가 없다. 한국어의 미묘한 뜻을 알려주는 유튜브 콘텐츠를 시청하기도 하지만 역부족이다. 그것도 결국 그 유튜버 개인의 해석일 뿐이지 대화의 맥락을 고려하지 않으면 의사소통은 산으로 간다. 유리는 능력을 얻게 된 이후 처음으로 타인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유리에게는 이것이 매우 특수한 상황이지만 사실 타인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당연한 일이다. 상대의 의중을 알고 싶을 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밖에 없다. 상대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다. 지금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요? 

이미지 출처: 왓차피디아 <아이러브유> 갤러리. https://pedia.watcha.com/ko-KR/contents/tE15Vx5

말을 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는 건 새빨간 거짓말이다. 현실 세계에 그런 능력을 타고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드라마 <아이러브유>에서는 서로 말을 하지 않거나 상대에게 정확히 묻지 않아서 생기는 에피소드가 많다. 유리의 직장 동료는 태오의 연구실 선배에게 계속 애정공세를 펼친다. 그러나 태오의 선배는 그것이 자신에게 어필하는 것인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 오히려 태오가 좋아하는 사람이 유리가 아닌 유리의 동료인 줄로만 알고 그녀에게 거리를 둔다. 처음부터 정확하게 묻고 답했으면 되었을 일을 말을 하지 않아서 오해를 키우고 또 키운다. 인간관계에서 상대방과의 아무런 소통 없이 혼자서 문제와 의문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착각이다. 드라마 <아이러브유>는 상대의 눈을 바라보고 대화를 할 것을 우리에게 권유한다. 말을 하지 않으면 상대의 마음을 알 길이 전혀 없다. 부모든, 자녀든, 연인이든, 친구든, 직장동료든, 누구든지 간에 말을 해야만 알 수 있다. 


hiphopst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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