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DAY - Weekend
일요일.
전날 하루가 뿌듯했다.
러닝, 공부, 정리까지.
그 무엇보다 9시 취침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기분 좋았다.
'잠도, 공부도, 운동도
결국 해본 사람이 또 하게 되는구나.'
낮잠을 잤기에 잠이 더 잘 왔을지도 모른다.
오늘도 5시에 눈을 떴다.
하지만 러닝은 혼자가 아니었다.
짝꿍이 장거리를 뛰고 싶어 했기에
나는 한 시간 뒤 출발하기로 했다.
뜻밖의 여유 시간.
그 시간 동안,
함께 있으면 부끄러워서 쓰지 못했던
브런치 글을 조용히 정리했다.
금요일 밤을 천천히 떠올리며 타자를 눌렀다.
그렇게 짧은 나만의 시간을 보낸 뒤
오늘 러닝 5km 목표를 정하고
기세 좋게 집을 나섰다.
하지만 공설운동장에 도착하자
분위기가 달랐다.
습하고 무거운 공기.
비가 올 듯한 하늘.
몸도 덩달아 무거워졌다.
2km쯤 달렸을까,
단호하게 5km를 포기했다.
"3km만이라도 지키자."
욕심을 내려놓자, 오히려 페이스가 돌아왔다.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짝꿍이 차려준 아침을 먹었다.
처음 보는 '라면 볶음밥'이라는 메뉴.
볶음밥도 라면도 아닌 오묘한 그 맛!
조리법을 슬쩍 볼 걸 그랬다.
점심까지 배불리 먹고,
또 한 번의 낮잠.
무려 두 시간 반.
몸이 적응해 가는 과정일까,
다시 잠들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침대를 박차고 일어났다.
책상을 새로 정리하면서
그 자리에 있던 화장대는
바구니가 놓여 있던 공간으로 옮겨졌다.
문제는 갈 곳을 잃은 바구니들이었다.
정리되지 않은 채 바닥을 차지하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어수선했다.
결국 하나씩, 바구니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옷가지며 잡동사니들을 꺼내고,
제자리를 찾아주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
그리고,
오랜만에 고양이 목욕까지 감행했다.
물은 온 사방으로 튀었고,
나는 머리끝까지 흠뻑 젖었다.
집은 잠시 엉망이 됐지만
말끔해진 고양이를 보며
조금은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공부해야 할 책은 오늘도 유아기에 멈췄지만,
그래도 정리까지 해낸 날이었다.
저녁을 마치고
9시 취침을 위해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혼자 있을 땐 그렇게도 내려놓기 힘들던 핸드폰이
함께일 땐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만큼 멀어진다.
그래서 잠이 조금 더 쉽게 찾아오는 걸지도 모른다.
함께 있는 시간이 내 루틴에 방해가 되진 않았다.
오히려, 나를 더 잘 쉬게 하고
더 자연스럽게 잠들게 했다.
혼자가 아니었기에, 조금 더 따뜻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