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DAY - Evening
크게 특별한 일은 없었다.
다만 직장에서 조금 피곤했다.
몸보다 마음이 더 지쳐 있었는지도 모른다.
퇴근하자마자 집으로 향했다.
쫄면이 먹고 싶었지만,
포장을 위해 집 반대방향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조차 귀찮았다.
결국, 집에 와서
배홍동 비빔면으로 쫄면을 대신했다.
차가운 면발과 새콤달달한 소스,
그 순산엔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배를 채우고 미루기를 시전 하다가
다시 책을 들었다.
오늘은 '챕터 3 - 정신역동이론'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으로 시작됐다.
의식, 전의식, 무의식.
원초아, 자아, 초자아.
본능, 리비도.
구강기, 항문기, 남근기, 잠복기, 생식기.
그리고 방어기제들.
이해는 했지만
머릿속에 오래 남을 것 같진 않다.
조금만 넘기면 잊혀질 것 같은 내용들.
어떤 방식으로 공부를 해야
이 흐름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시간은 어느새 흘러
시계는 8시 반을 가리키고 있다.
이제는 침대에 누워야 할 시간.
오늘은 일찍 잠들 수 있기를.
회복이 필요한 날,
그래서 더 조용히 나를 감싸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