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길 위에서 찾은 익숙한 뿌듯함

12 DAY - Weekend

by Hippy

새벽 4시 반, 포근하게 잔 덕분인지 눈이 일찍 떠졌다.

집이 아닌 곳에서 맞는 아침은, 늘 조금 더 신선하다.


자고 있는 언니를 깨우지 않으려,

조심조심 운동 준비를 했다.

혼자 낯선 곳에서 러닝 하는 건 처음이라,

지도 앱으로 길을 검색해 봤다.


가까운 곳에 운동장이 있었다.

거리는 약 1km, 왕복 2km에 트랙 3km.

오늘 목표는 5km.

평소보다 조금 더 늘어난 거리,

처음 뛰어보는 생소한 코스였다.

아직 신호등조차 켜지지 않은 새벽 도심.

삭막할 줄 알았는데,

가로수와 잘 정비된 길이 은근히 매력적이었다.

우리 집 주변은 시골길이라 인도가 없어 차를 타야

운동장에 갈 수 있지만,

이곳은 걸어서도, 달려서도 갈 수 있었다.

그게 묘하게 새로운 기분을 줬다.

목표를 채우고 돌아와,

언니를 깨워 목욕탕으로 향했다.

대전하면 유성온천.

땀을 흘린 뒤 몸을 풀기엔 이만한 곳이 없다.

세신까지 마치고 나오니,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온천 안 마트에 들러 맥주를 샀다.

군인을 위한 시설 덕에,

면세 가격으로 조금 더 저렴하게.


집에 돌아오니 몸이 나른했다.

배는 고팠지만 식당이 아직 문을 열지 않아,

그 시간을 기다리다 잠시 눈을 붙였다.

그 '잠깐'은 어느새 두 시간이 되어 있었다.


점심은 언니와 함께 샤브샤브.

뜨끈한 국물과 신선한 채소,

배부름이 주는 나른함까지 완벽했다.


그렇게 대전에서의 주말을 뒤로한 채,

두 시간을 달려, 다시 나의 집으로.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빨래를 돌렸다.


주말은 언제나 그렇듯,

참 빠르게도 지나간다.


"그래도 오늘 하루,
새로운 길과 익숙한 뿌듯함을 함께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