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실망, 반복되는 다짐

약속을 어긴 순간, 마음도 떠났다

by Hippy

제주에서의 시간이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새로운 매장오픈 교육에 참여하기 위해 사장님, 아르바이트생 한 명과 함께 서울로 향했다. 숙소와 식비까지 전부 사장님이 부담해 줬고, 그때까진 시작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좋은 위치, 높은 브랜드 인지도 덕에 매출도 나쁘지 않았고, 매장 동선을 정리하고 루틴을 잡아가며 운영은 안정되어 갔다.


하지만 문제는 늘 그 '익숙한 지점'에서 시작됐다.


카페는 사람들이 휴식을 위해 찾는 공간이다. 그런데 사장님은 바쁜 시간에도 손님들과 앉아 이야기를 나누기 바빴다. 가끔은 다방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내 친구들이 매장에 찾아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사장님은 자연스럽게 옆에 앉았고, 너무도 개인적인 질문들을 던졌다. 친구들은 말은 하지 않았지만, 어색한 눈빛과 표정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 나는 그 상황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매장 운영이 익숙해질 즈음, 나는 우리가 처음 했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초반에는 최저로 시작하지만, 3개월 뒤엔 사회보험도 가입하고 급여도 올려드릴게요."

그 약속의 시기가 다가왔을 무렵, 나는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돌아온 말은 이랬다.

"매출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사실, 내가 매니저님보다 돈을 덜 가져가요."

어느 정도 매출과 비용이 나오는지 알고 있었기에, 그 말은 쉽게 믿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약속을 했던 사람이 그런 식으로 말을 바꾸는 순간 마음도 함께 멀어졌다.


나는 정중히 말했다.

"그렇다면 저도 제 길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그 순간 깨달았다. 또 같은 실망을 반복하고 있었다는 걸. 다시는, 개인 사업장이나 소규모 사업체에서는 일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곳은 대체로 '사람의 말' 위에서만 운영되었다. 규정도, 기준도, 약속도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공간. 나는 더 이상 그런 곳에 나를 맡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다짐했다.
다시는,
누군가의 기분에 따라 흔들리는 자리에 머무르지 않겠다고,
다시는,
나의 시간을 값싸게 넘기지 않겠다고.
다시는,
내가 아닌 사람을 위해 스스로를 설득하지 않겠다고

이번에는 끝까지,
나를 지키는 선택만 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