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풍경 속에서 낯선 나

나는 그 안에서 멈춰 있었다

by Hippy

공장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딱 1년, 주야간 교대근무를 버틴 끝에 얻은 건 조금의 퇴직금과 몹시 피곤한 몸, 그리고 뒤틀려버린 생활 리듬이었다.


다시 익숙한 집. 익숙한 동네. 하지만 익숙한 속에서 나는 점점 낯설어지고 있었다. 고향은 늘 내 편 같았지만, 동시에 내가 숨고 싶은 곳이기도 했다. 누구 딸, 누구 동생으로 불리는 이 작은 마을에서 나는 나일 수 없다는 생각에 쉽게 취업을 결정하지 못했다. 나는 나 자신으로 살고 싶었다. 그 바람은 아직도 간절했다.


그렇게 또다시 시간을 흘렀다. 집에서 머물며 퇴직금으로 생활을 버텼고,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는 시간이 길어졌다. 거실 소파에 앉아 베란다 창 너머로 익숙한 풍경을 바라보다 보면 내가 그 풍경 속 어디쯤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는 기분이 들었다.


하고 싶은 일은 있었지만 그 일을 고향에서 시작하고 싶진 않았다. 망설여졌고, 결국 나는 다시 휴식을 택했다. 아니, 어쩌면 '회피'였을지도 모른다. 그땐 몰랐다.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시간은 조용히 흘러갔고, 나는 그 안에 멈춰 있었다.


당신이라면 어땠을까요?

익숙한 풍경 속에서 나만 낯설어진 느낌,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 알 수 없는 공백의 시간 속에서 당신은 어떤 결정을 내렸을 것 같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