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사람에게 실망했다면
몇 년 전, 나는 과감하게 이직을 했다가 실패했다. 친한 형이 다니는 회사가 커리어적인 측면에서 그때 다니던 회사보다 좋아 보였다. 물론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래도 친한 형이 그곳에 있으니 힘든 일이 있으면 형에게 기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직장에서 1시간 거리의 직장으로 이직을 했다.
역시나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업무를 배워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게다가 내 직속 상사는 나와 성향이 잘 맞지 않는 사람이었다. 어떤 날은 그에게 한 소리를 들었다. 당시의 나로서는 납득이 되지 않는 질책이었다. 그래서 나는 형에게 위로를 받기 위해 대화를 청했다. 하지만 대화에서 내가 받은 것은 위로가 아닌 또 다른 형태의 질책이었다. 힘든 회사생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줄 알았던 형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 앞으로 회사생활을 잘해나갈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 당시에는 뭐가 그리 심각했을까. 결국 나는 2주일을 채 버티지 못하고 그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 형을 원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결국 모든 문제는 나에게 있었다. 그게 아무리 객관적인 시각에서 너무나 불합리한 일이었더라도, 나는 나 스스로 그 문제를 해결했어야 했다. 누군가가 나서서 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나는 형과 대화를 해야 했던 것이 아닌, 직속 상사와 대화를 해봐야 하지 않았었을까.
그 일이 있은 뒤로 나는 누군가 기댈 사람을 찾으려 하지 않고, 나 스스로 거뜬히 이겨낼 수 있도록 스스로 발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2주도 못 버티고 회사를 나온 사실은 당연히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숨길 생각은 없다. 그 2주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지금은 연락을 주고받지 않는 그 형에게 너무 미안한 감정이 든다. 반면에 이를 깨닫게 해 주었으니 고마운 감정도 든다.
혹시 회사나 단체에서 누군가를 믿었다가 실망을 하게 된 일이 있었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 사람에게 실망할 필요도 없다. 그 사람을 믿은 자신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해결해 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남 탓을 하는 사람은 결국 끝까지 성장하지 못한다. 스스로에게 문제를 찾고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사람만이 성장한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나는 당신이 충분히 그 위기를 극복하고 더 단단해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