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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스 Feb 12. 2019

#여행사 이야기 - 가격

여행사 직원은 여행 싸게 가나요?


여행사에 취직했다고 하면 주변에서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 두 가지.


- 여행 싸게 가나요?

- 여행 싸게 보내주세요.


누구나 다 한 번 쯤은 해외 여행을 떠나는 시대에, 어디를 어떻게 가는지보다 가격이 중요한 요즘 트렌드를 여실히(...) 볼 수 있는 질문인 것 같다.


우선 답부터 하자면,


Q. 여행 싸게 가나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확실히 여행을 갈 기회도 많고, 싸게 갈 기회도 많다.

여행사 직원이라고 꼭 정보가 빠르거나 더 싸게 갈 방법이 있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 차라리 항공사 임직원 및 가족분들이 무료 혹은 저렴한 항공권 혜택 더 많아 보인다 - 확실히 기회는 많이 있다.

다만 대부분 출발이 매우 임박하여 그 기회가 돌아오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여권 정보와 지갑(...)을 준비해두어야 기회를 누릴 수 있다.


우선 짧은 경력 동안 느낀 점을 말하자면, 여행 업계는 철저하게 수요와 공급으로 가격이 책정된다.

해외여행 상품 가격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항공가.

항공 좌석은 공연 및 콘서트 티켓과는 다르다.

ㅇ사, Y사 등 공연 예매 때를 떠올려 보자. 하다 못해 영화관 티켓 예매라도.

대부분 좌석 현황이 그림으로 자세히 나타나 있고, 가능한 좌석 중 구매자가 원하는 좌석을 선택하여 구매할 수 있다. 

때문에 좌석 소진율이 인터넷 시대를 맞이하여 가히 실시간으로 집계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항공권 구매는 다르다.

구매 당시 선택할 수 있는 티켓 종류는 - FSC 기준 - 일등석/비즈니스/이코노미(*간혹 프리미엄 이코노미 등이 있다) 같이 좌석 위치보다는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LCC의 경우 비상구 앞 좌석처럼 좀 더 '편한' 자리를 돈 주고 구매할 수는 있으나, 정확한 좌석 지정은 발권 이후 가능하다.

이처럼 소비자가 좌석 위치를 선택하고 구매하는 것도 아닌데도, 같은 이코노미 내에서도, 같은 수화물 포함 좌석 내에서도 티켓 가격이 달라진다.


이 가격 차이는 항공 좌석 예약 수와 연관이 있다. 특히 LCC는.

FSC의 경우 대부분의 수익이 비즈니스석 및 일등석에서 결정이 나기 때문에, 이코노미 클래스 가격이 LCC만큼 유동적이지 않는다. 그러나 LCC의 경우 잘 팔릴 때 최대한 비싸게 수익을 남기고, 안 팔릴 땐 최대한 꽉꽉 채워서 보내는 게 목적인 만큼 가격에 정말 민감하다.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는)여행사는 항공이나 호텔을 "블럭"으로 받아온다.

다른 옷이나, 식재료처럼 도매가와 소매가가 다르다.

계약별로 다르겠지만 종종 "꼭 팔아야 하는" 항공 좌석이나 호텔 룸이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여행사가 호텔 혹은 항공사 측에 판매하지 못하는 만큼 패널티를 지불하게 된다.

때문에 여행사 측에서는 이런 "꼭 팔아야 하는" 항공 혹은 호텔이 안 팔릴 때, 출발일이 얼마 안 남은 경우, 특가를 친다.

수익 없이 살을 깎아 가며 파는 거기 때문에 다시 없을 기회다.

단, 정말 출발일이 얼마 안 남은 경우이기 때문에(간혹 출발 전 날 아니면 비행기 티켓 발권하는 당일 나오기도 한다) 시간과 여권과 돈이 미리미리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결국 여행사 직원 통해서 싸게 가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1. 언제든지 임박해서 쓸 수 있는 휴가

2. 여권정보(특히 영문명)


두 가지가 준비되어 있다면 그 때 한 번 물어보자.

여행 싸게 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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