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라는 건 결국,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다.
책 속의 날짜와 사건만 들여다보면 그저 먼 옛날 얘기 같지만, 그 현장에서 숨 쉬던 사람들의 표정과 감정을 상상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왜구가 쳐들어와, 동래 부사 송상현 등이 죽다."
라는 기록이 있다.
선조실록의 사실적인 기록 한 줄이다.
하지만, 그 한 줄 속에 피비린내 섞인 동래성의 혈투가 고스란히 잠들어 있다.
역사는 이렇게 숨겨진 디테일로 살아 숨 쉰다.
‘전쟁’이라고 하면 거대한 전략만 생각하기 쉽지만, 그 속에는 군관의 농담 한 마디, 장수의 한숨, 병사의 배고픔이 뒤엉켜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기록된 역사 보다 사람 이야기를 먼저 꺼낸다.
결국 우리가 배우는 건 ‘과거’가 아니라, 과거 속 사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