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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하나 Apr 06. 2022

4월. 꽃 같은 교생이 왔다

교단일기(0406)

1.




아홉 명의 꽃 같은 교생 선생님이

학교에 배정되었다.


이 코로나 시국에

교육청은 학교가 자체적으로 교생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4주 대면 실습이 원칙!'이라는 카드를 내밀었다.  


이 시국에 아홉 명이나 ~~!!!

이 시국에 4주나~~!!!

안 그래도 애들도 전면 등교해서 바글바글한데

교생 선생님까지~!!!

점입가경이구만~ 

이러쿵저러쿵~~

하.... 할 일도 많은데 아홉 명이나 오냐~ 이러쿵~ 저러쿵~~ 하다가 


막상

얼굴을 보니 아무 말도 안 나온다.


그냥 이쁘다.







애를 낳아~ 말아~

둘째 낳아~ 말아~

낳으면 내 인생 어떡해~~ 저떡해~

하다가


똬!!!! 낳으면 그냥

말이 쏙~~ 들어가는 거랑 참으로 비슷하더라.


너는 너다.


너는 그냥 내 앞에 존재한다.


존재가 등장하면

잡생각이 사라진다.

 




2.

학교생활 잡다구리 안내를 해드리려고

첫날, 둘째 날 연수를

한 시간씩이 잡아놓았다.

 

내가 왜 그랬을까??


안 그래도 너무 바빠서

잠시 후회했다.


체계적인 연수 물?



그런 건 준비할 시간도 없었다.



특기: 생방송 라이브

취미: 생방송 라이브


입으로 하는 직업을 오래 할수록

야부리만 는다.


그냥...

느낌-욕구 카드 한 장씩 돌리고

꽃들 앞에 앉았다.


'지금~신나고 재밌는 유하나 에요. 여러분은 어때요?'

(첫째 날 시작 멘트)


'지금은 피곤하고 지친 유하나예요. 여러분은 어때요?'

(둘째 날 시작 멘트)



내 마음을 말하고

그들의 마음을 듣는다.




긴장된다.

설렌다.

재미있다.

걱정된다.

어제보다는 여유롭단다.



지금 마음이 어때요?


마술 같은 말로

순식간에 연결된다.  




4주간
여러분에게는 어떤 것이 중요해요?




모두 나와서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붙여본다.


그리고 둥그렇게 모여 서서

그 꿈을 바라본다.





이분들이


재미있고 배움이 있고 소통되고 성취하고 능력을 기르고 사랑하고 건강하고 신뢰를 주고받고 어울리고 이해하고 이해받고 협력하고 발견하고 전문성을 기르고 존중을 주고받기를.


A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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