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은.
너희 집에 머물며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집이 작은 도서관 같다는 거야.
네가 우리의 잠자리로 내어준 응접실은
꼭 작은 도서관 같았고
그래서 나는 도서관에서 잠자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
돈과 투자에 대한 책이 가장 눈에 먼저 들어왔던 건
아마 우리 집에는 최근에 안 놔둔 장르라서 그런 것 같아.
그중 가장 먼저 읽었던 책은
'돈의 속성'인데 꽤 재미있었어.
기억하고 싶은 4가지를 기록해 봐.
"(본문 중) 영어와 수학 같은 학문이 지혜를 얻는 데 무슨 도움이 되냐 물을 수 있지만,
다른 언어 하나를 배우는 것은
다른 문화를 통째로 내 안에 가져오는 것이다.
수학을 배우는 것은
인간 사회의 가치 체계를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형태로 이해하게 해 준다.
(중략)
... 무조건적 암기를 건너뛰고는 지혜를 얻을 방법이 없다.
모든 지혜는 언어와 문자로 표현하고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의 대가가 되기 위해서는
언어와 수학을 누구보다도 잘해야 한다.
그래야 세상과 사업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수학을 이렇게 해석할 수 있구나 싶었어.
준이가 바로 어제
"아... 수학은 누가 만든 거야!!! 연산 싫어!"라고 했을 때
나는 신나서 받아쳤지!
"언어는 나라마다 달라서 따로 배워야 하지만
수학은 네가 배우는 그대로가 전 세계 공통기호야!
전 세계에서 통한다고!
이집트에서도 통해!
루마니아에서도 통해!
스페인에서도 통한다고!
넌 엄청난 걸 배우는 거야!!"
준이는 이렇게 말하더라.
"나 그런 데 다 안 갈 건데~"

초등학생을 말로 이기려 했던 내가 잘못이지...
근데, 애의 반응은 차치하고서라도
김승호 씨(작가)한테 내가 설득을 당해버렸네?
너무 멋지더라고!
세계 공통 기호라니!
나는 영원한 것, 불변하는 것, 전 시대에 통하는 공통원리 같은 것에
엄청난 매력을 느끼는 데
숫자와 수학기호가 그렇다는 것을 처음 깨달은 거지.
그리고, 기업가에게도 언어와 수학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했어.
난 사업할 거라 공부는 안 한다. 는 식의 논리는 하수의 생각이라는 걸
중고등학생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어.
역시.
책은 읽고 봐야 해.
"(본문 중) 나에겐 6월 27일이 개인 독립기념일이다.
그날이 내 '자본 소득'이 '근로 소득'을 넘긴 날이었기 때문이다..(중략)
그날 이후로는 내가 일을 하든 안 하든
모두 내 자유다.
은퇴를 해도 되고 일을 해도 좋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동시에 쟁취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자기 결정권이 스스로에게 생겨난 날이다.
이 글을 읽는데 눈이 번쩍 뜨이더라?
나에게 '자유'는 엄청나게 중요한 가치인데
필자는 그 자유가
"자본 소득이 근로 소득을 넘을 때 쟁취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더라고.
개념이 명확해졌어!
내가 성경에서 배운 직업관이나 재물관과는
굉장히 다른 가치관이라는 점도 명료해졌고.
그런데
일을 하든 안 하든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이 분명하고
하나님과 매사에 동행함으로 기뻐서
무엇을 해도
무엇을 안 해도
매사에 즐거운 사람이야말로
돈의 자유를 넘어선
참자유인이 아닐까?라는
비판적인 생각도 해보았지.
어쨌건 돈은 현대사회에 매우 중요한 수단이자
사람들의 다양한 욕구를 담아내고
서로 소통하는데 엄청나게 유용한 도구임이 분명하니..
저자가 말하는 자유를 인지하되,
내가 알고 추구하는 자유랑 비교해 생각해 봐야겠어.
"(본문 중)
1) 돈을 버는 능력
2) 모으는 능력
3) 유지하는 능력
4) 쓰는 능력
네 가지 능력이 각기 다른 능력임을 이해하고
각각 배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
우리 아빠- 벌고 쓰는 데 능함
우리 엄마-모으고 유지하는 데 능함
재정적 관점에서 보면
부부로서 최고의 조합이었다고 평가해. (감히!)
그들의 딸인 나는?
1) 버는 능력-
그다지.. 교사월급 you know? 게다가 휴직이 반임;;
2) 모으는 능력-
엄마의 생활습관을 흡수한 면이 있어 뛰어나다고 사료됨
극도로 절약하는 삶을 살수도 있는 능력을 물려주셔서 감사
3) 유지하는 능력-
그다지.. 20대 직장 가진 초기 이후 투자를 별로 신경 쓰고 있지 않았기에..
하지만 부모와 남편을 잘 만나
개인적 투자는 없었으나
그들의 투자로 가족 단위의 투자는 계속 이어짐
4) 쓰는 능력 -
아빠의 시원시원한 성격을 어느 정도 닮았고,
청지기 재물관(성경적 재물관)을 따르고자 하여 헌금과 구제를 안해오진 않았으며
최근 강남으로 이사와 온갖 사교육을 알게 되고
초등아이 사교육비를 쓰다 보니 돈 쓰는 배짱이 더 커졌고
현재 커피 9000원인 (다른 건 뭐 해.. 말해 모해..) 영국 여행을 다니며 정신이 털려
다른 능력에 비해 쓰는 능력만 지나치게 비대해짐.
아무튼. 돈에 관한 능력을 4개로 세분화해서 본 것.
큰 인사이트를 주어서 앞으로 곰곰이 생각해 보려고.
"(본문 중) 만약 자녀가 공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시키지 않으면 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이런 자녀를 위한 근사한 직업이 하나 있다.
이 직업은
고집이 있어야 하고
대항하고 저항하고
'아니요, 싫어요'를 할 수 있는 자녀에게 적합하다.
바로 기업가(Enterpreneur)다. "

다은
나 이거 읽고 눈물 났잖아.
고집
대항
저항
당당함
아니요
싫어요
왜요
가 취미인 우리 아들.
'이거 안 해주면 저거도 안 할 거예요...' 하는
협상의 귀재.
언변의 달인.
배짱은 고등학생 급.
... 이신...
공부..
시키려면 최소한을 하고 도망감.
(나.. 진짜 잘 시킬 수 있는데,
취미와 특기 다 공부 가르치기인데...)
그렇지만
그 안에
강함과
자유로움과
당당함과
뻔뻔함과
솔직함과
단순함이 있는 준이도 할 게 있구나!!! 하며 ㅋㅋㅋㅋㅋ
이런 성격이
한국의 중고등학교 시스템에서
먹히는지.. 계속 의심해 왔거든.
그리고 중고등학교까지 가지 않아도
일단
이런 애 엄마역할은 진짜 힘들어!!!! ㅠ.ㅠ.ㅠ.ㅠ.ㅠ.ㅠ.
으헝헝....
근데 할 게 있는 정도가 아니라..
저자가
그런 애들은 기업가에 딱!이다.라고 말해주니.
어찌 눈물이 흐르지 않을 수 있겠어?
그래서
'내가 아는 직업에 가두지 말아야겠다'
'내가 아는 학교 안에 가두지 말아야겠다'
다짐하게 되더라.
다은.
여행 중에 낯선 곳에서 읽은 책.
'돈의 속성'을
정리해 보았어.
내가 너희 집에 있는 책을 읽을 때마다
이렇게 말했지.
넌 그 책들을 오래전에 읽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니
읽고 말해주라고.
오늘 그 작은 실천으로 너에게 편지를 썼어.
우리 또 얘기 나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