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위에는
아무것도 두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 곤도 마리에
아침에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마음이 들떠 있어요.
책상에는
전화기와 화분 하나만 놓여있죠.
제일 먼저
선반의 지정된 자리에 놓여 있는
노트북과 전선을 꺼내
책상에 올려놔요.
출근길에 사 온 커피를
좋아하는 겁 받침에 내려놓고,
숨을 깊이 들이마신 다음
박하 향 방향제를 살짝 뿌리고는
일을 시작해요.
이게 가능이나 한 이야기인가?
책상 위에
전화기와
화분만 놓는다.....
읽으면서 생각했다.
이 정도는 되어야
정리를 업으로 삼고
돈 벌고 계시구나....
이 책 내용 중에 핵심만 남기면 이거다.
<업무 공간에 남길 물건 3가지>
1. 그 자체로 영감을 주는 것
2. 기능적이라 마음이 끌리는 것
3. 미래의 성장을 보장해 주는 것
< 2가지 정리>
1. 일상의 정리 - 매일의 정리
2. 축제의 정리 - 축제처럼 일회적으로 빡! 하는 정리
->둘 다 중요하지만
축제의 정리가
작가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읽을 때는..
와.. 이렇게 살고 싶다... 했다.

그러나.
나의 현실은 이따구다.
이거.. 2인용 테이블이 아니라
10인용 테이블이다.
이게 다가 아니다.
뒤도 이모양일 때가 많다.
바닥도....

한마디로
20인용 테이블도
이렇게 만들 수 있다는 말과 같다.
문제는 공간의 크기가 아니라는 거.
최근 한 동안
- 학술지 수정본 마무리
- 학회 발표자료 정리
- 멀티로 애 숙제 봐주기
- 뒤돌아서 부엌 가서 자식 밥, 간식 마련 후 대령을 했다.
저 음식들은.. 기억을 되살려보니.
하교한 준이에게
인절미
토마토주스
포도를 주었나 보다.
밥을 먹어야 할 때는
팔로 싹~~~ 쓸어서 오른쪽으로 밀어버린 후
(인간 불도저)
밥을 차린다.
우리집 큰 테이블은
공부, 밥, 엄마로서의 책임이 아주 덕지덕지 붙은 공간이라고
할수 있다.
도대체...
곤도 마리에(저자)는
어떻게 책상에 아무것도 안 둔다는 것인가?
싶었는데.
그 책상이 내 앞에 있다.
잠시 50분 정도 기다려야 할 일이 있어서
생전 처음 와본 카페에 들어왔다.
아름다운 작은 과자점.
끝날 시간이라
사장님과 나
둘 뿐이다.
그런데
책상이 있네?
저 책상에도 앉을 수 있나요?
장식이 아니라
앉는 곳이란다.
아무것도 없는 책상을 보고
뛸 듯이 기뻐하며 앉아본다.
앉아 있는 것 만으로
곤도 마리에가 된 것 같다.
남이 놓은 화분
남이 놓은 그림
남이 쓴 캘리그래피
남이 놓은 조명
남이 걸은 커튼
난 먹고 일어서기만 하면 되는
책임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없는
이 깨끗하고 아름다운 공간.
사람들이 이 맛에 카페를 오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