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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하나 Mar 13. 2021

불금 책다발(3월 둘째 주)


1.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이다.


-성경은 매일 일어나자마자 조금 읽는다.

흔들거리고 휘청이는 삶 속에

'영혼의 닻'이라 할 수 있겠다.


-'사실은 사랑받고 싶었어'는 그림만 본다.

친구가 그린 거라 그림을 볼 때마다

그 그림에 대해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샘솟는다. 일단은 삼킨다.

만나서 한방에 뿜어야지.


- 요새 정독하고 있는 '강원국의 글쓰기'


내용도 유익하지만,

가끔 지루한 부분이 있어서 더욱 위로가 된다.


'그래. 이런 달인도 지루하게 쓸 때도 있구나'


남의 불행을 은근히 기뻐하고 있다.  



- 나머지는 학교 도서관에서 퇴근 전에 불금 기념으로 빌려온 것들.


오늘은 그림이 고파서

일부러 그림이나 사진이 많은 것으로 빌렸다.

활자중독 증세를 좀 누그러뜨릴 겸.


'불곰'은 퇴근 직후 아이에게 읽어주었고,

(불곰이 엄마였다는... 잔혹동화였다. 쏴리~)


'위대한 깨달음'은 코로나로 우리가 얻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림만 봐도 몸이 이완되는 느낌이다.



제목이 왠지 내용의 전부일 것 같은

'430 분책'은 자기 계발서라 내가 평소 깔보는 장르지만

초초초 아침형 인간으로 어디 한번 살아볼까 싶어

빌려봤고,



'유럽의 그림책 작가'

인터뷰집을 워낙 좋아하는 개인적 취향이 반영되었다.




2.

금요일 밤에 이것들을 펼쳐놓고

흐뭇~하게 보고 있다.


안 읽어도

보는 것 만으로 배가 부르다.


아마도 주말에는 이 책들을 펼쳐보지도 못할 거다.

 

갑자기 직장에 나가는 엄마가 무지 고픈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싶다.

하면 티가 안 나고 안 하면 대박 티 나는

집안일과 잡무(치약 사기, 냉장고 정리 등)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괜찮다.


못 읽고 반납하는 게 한두 번인가.


나에게 주는 '불금 책 다발'은

빌려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목적을 다했다.





3.


계획에는 없었는데

쓰고 보니

매주 금요일마다 '빌려온 책 다발'이야기를 쓰면 되겠다.


고정된 쓸거리가 생겨 엄청나게 기쁘다.


책을 다 읽고 쓰는 리뷰가 아니어도 

충분히 연결될 수 있을 것 같다.


날로 먹을 것 같은. 

 갑작스러운 아이디어의 탁월함에 도취되어

심야에 혼자 책들 앞에서 히죽거리고 있다.


호러무비다.


시계 초소리만 울리는 고요한 밤인데

내 마음은 제대로 불금이다.






그림책 '위대한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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