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 책다발(3월 둘째 주)

by 유하나


1.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이다.


-성경은 매일 일어나자마자 조금 읽는다.

흔들거리고 휘청이는 삶 속에

'영혼의 닻'이라 할 수 있겠다.


-'사실은 사랑받고 싶었어'는 그림만 본다.

친구가 그린 거라 그림을 볼 때마다

그 그림에 대해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샘솟는다. 일단은 삼킨다.

만나서 한방에 뿜어야지.


- 요새 정독하고 있는 '강원국의 글쓰기'


내용도 유익하지만,

가끔 지루한 부분이 있어서 더욱 위로가 된다.


'그래. 이런 달인도 지루하게 쓸 때도 있구나'


남의 불행을 은근히 기뻐하고 있다.



- 나머지는 학교 도서관에서 퇴근 전에 불금 기념으로 빌려온 것들.


오늘은 그림이 고파서

일부러 그림이나 사진이 많은 것으로 빌렸다.

활자중독 증세를 좀 누그러뜨릴 겸.


'불곰'은 퇴근 직후 아이에게 읽어주었고,

(불곰이 엄마였다는... 잔혹동화였다. 쏴리~)


'위대한 깨달음'은 코로나로 우리가 얻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림만 봐도 몸이 이완되는 느낌이다.



제목이 왠지 내용의 전부일 것 같은

'4시 30 분책'은 자기 계발서라 내가 평소 깔보는 장르지만

초초초 아침형 인간으로 어디 한번 살아볼까 싶어

빌려봤고,



'유럽의 그림책 작가'

인터뷰집을 워낙 좋아하는 개인적 취향이 반영되었다.




2.

금요일 밤에 이것들을 펼쳐놓고

흐뭇~하게 보고 있다.


안 읽어도

보는 것 만으로 배가 부르다.


아마도 주말에는 이 책들을 펼쳐보지도 못할 거다.

갑자기 직장에 나가는 엄마가 무지 고픈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싶다.

하면 티가 안 나고 안 하면 대박 티 나는

집안일과 잡무(치약 사기, 냉장고 정리 등)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도 괜찮다.


못 읽고 반납하는 게 한두 번인가.


나에게 주는 '불금 책 다발'은

빌려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목적을 다했다.





3.


계획에는 없었는데

쓰고 보니

매주 금요일마다 '빌려온 책 다발'이야기를 쓰면 되겠다.


고정된 쓸거리가 생겨 엄청나게 기쁘다.


책을 다 읽고 쓰는 리뷰가 아니어도

충분히 연결될 수 있을 것 같다.


날로 먹을 것 같은.

이 갑작스러운 아이디어의 탁월함에 도취되어

심야에 혼자 책들 앞에서 히죽거리고 있다.


호러무비다.


시계 초침 소리만 울리는 고요한 밤인데

내 마음은 제대로 불금이다.






그림책 '위대한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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