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습관이지만, 난 머리가 아득해지고 멍해질 때면 항상 떠올리는 단어가 있다.
'김치'와 '50분'.
왜 하필 김치와 50분일까?
알 수는 없다. 다만 50분에서 느껴지는 정각까지 10분 밖에 남지 않은 그 급박함이 느껴진다.
김치는 뭔가 입에 딱 달라붙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익은 발효된 김치가 익숙해서?
하여튼 여하튼 아무튼 간에 지금까지도 특정 단어가 생각나지 않거나 머리가 아득해질 때면 이 두 단어가 먼저 필요한 단어보다도 빠르게 비집고 의식의 수면 위로 떠올라버리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갑자기 이 다음 문장이 도통 떠오르질 않는다.
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