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함. 인생의 시간과 장소에 대하여.

by 안녕스폰지밥

인생을 과제수행하듯 살면 한도 끝도, 답도 없겠지만

무언가.. 결말이 있다면.

정답이 저 끝에 서 있다면.

불안한 마음이 조금 나아질까 기대해 보게 돼.


한적하지만 삶의 불편은 크지 않을 어느 지방 도시에

지금 정도의 월급을 받는 직장이 있고

4억대의 주택을 매입할 수 있다면

둘째도 낳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가족계획을 세우는 데에 주저함이 없었을 텐데.


그래서 어쩌면

직장의 위치와 직업의 선택이 내 미래를 바꿨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수도권에서 나름 이름 있는 큰 회사에 다니며

열심히 살아가는 만큼의 스트레스를 품에 안고.

한 달 수입의 절반 이상을 저축하면서도

먹는 것, 입는 것에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는 시기에 도달했을 때가 왔을 때.


나름의 뿌듯함이 내 인생을 정의한다고 믿던 짧은 그 몇 년의 시간이 지나

이 정도 경제력이면 내 가정을 이루고 아기도 키울 수 있겠다 싶었을 때..


그 '때'라는 것이 생각만큼 녹록지 않다는 걸 깨닫는 중이야.


경제적으로 부족한 20대, 또는 30대에 결혼해 아이를 가졌던들

노산이라는 위험부담이 줄었을 뿐

아이를 키우는 데에 필요한 자금력이 끝없이 부족하다는 현실의 압박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어.


그래서.. 늦어서 아쉬운 게 큰 문제가 아니라

정작 적당한 때라는 건 지금 이곳, 나의 현실에서는

애초에 없다는 걸 알게 되었지.


온습도의 적당함으로 축복처럼 내리쬐는 가을 햇살도 무심하게 느껴지는 오늘.

이 아름다운 씁쓸함에 마음이 아린다.


_2024. 10. 17.

SE-828131cc-8c4d-11ef-8ab9-d57965a08415.jpg?type=w773 Honeymoon♡_Chiang Mai Marriott Hotel. 2024.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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