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하나다 소년사(기동아 부탁해.2002)

by 안녕스폰지밥
hanada.shonenshi.tv.2002.dvdrip-hi.x264.ac3.ep22-nezumi16-40-49.JPG?type=w2

초등학교 바른생활 교과서에 나오는 철이와 영희.

그들의 가족과 사랑스러운 친구들. 그리고 천진한 멍멍이.

하나다 소년사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누런 재생 종이에 그려진 어린 시절의 따뜻함이 느껴진다.


hanada.shonenshi.tv.2002.dvdrip-hi.x264.ac3.ep22-nezumi14-21-52.JPG?type=w2

하지만 소년의 삶은 '바른생활'이 아니다.

어느 날 차사고를 당한 이후, 귀신의 소원을 들어주는 불가피한 운명을 얻게 되는 소년의 이야기.

남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귀신들이 생전에 끝맺지 못한 억울한 사연을 들어주고

성불할 수 있게 이끌어 주는 존재가 된 것이다.

철부지에 버릇없는 이치로 하나다에게는 너무나 어둡고 어려운 일이 아닌가 싶지만.

매번 귀신들의 소원을 귀찮아하면서도 그의 착한 심성은 동하게 되고, 결국 온몸과 마음으로 돕게 된다.

엄마는 '아줌씨', 누나는 '뚱보', 할아버지는 '빌어먹을 할아범', 아버지는 '주정뱅이'라 부르며,

온갖 장난을 치고 버릇없이 구는 이치로.

본인은 괴롭겠지만 영혼과의 소통을 통해 조금씩 몸과 마음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볼품없고 막돼먹은 대머리 소년에게 특별한 능력이 주어 져야만 했던 건,

진정 하늘의 뜻이지 않았을까.


hanada.shonenshi.tv.2002.dvdrip-hi.x264.ac3.ep22-nezumi14-21-00.JPG?type=w2

하나다 소년사는 순수를 지향하면서도, 귀신과 죽음. 현실의 자극이 공존한다.

애니메이션, 특히 재페니메이션이 그림동화로 머물지 않는 것은,

그 안에 깊숙이 담고 있는 애니멀리즘(animalism)과 샤머니즘(shamanism)이 불과분의 관계로

묶여있기 때문인 듯해.

원시성을 담은 인간 본성에 대한 진실한 이야기와 캐릭터들의 모습.

그리고 인간 이상의 초월 능력을 지닌 귀신에 대한 예의와 존경, 그리고 결합.

그것을 꿈꾸는 일본 특유의 문화와 만난 애니메이션의 모습은 살갗을 쓰다듬는 친근함이면서,

소소함 속에서 이야기의 강을 바다로 이끌어 가는 거대한 능력으로 보인다.


hanada.shonenshi.tv.2002.dvdrip-hi.x264.ac3.ep25-nezumi17-23-24.JPG?type=w2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할머니.(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