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by 문객

영혼을 찾아가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누군가는 그림을 통해서 자신의 영혼의 모습과 마주하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독서나 여행을 통해 영혼의 모습과 마주하기도 한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자아 찾기의 과정이 지속될수록 더욱더 쓸쓸하게 마주하는 영혼의 모습이 늘 한 편에 머뭇거린다. 때론 이러한 안타까운 영혼을 조건 없이 어루만져 주고 싶기도 하고, 괜찮으니 네가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하고 행동하고 싶은 대로 다 해도 좋다고 다독여 주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우리가 보기에 지극히 모범적이고 성스러운 사람들도 다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다. 그 비밀은 욕망과 이성 속에 얼룩진 인간이 존재하기 위한 최소한의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자신의 기대에 어긋나는 모습을 보였다고 너무 사회적으로 매장하거나 비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완벽하다면 그것은 인간 이상이거나 인간 이하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인간인 이상 우린 모두 실수하며 아파하고 힘들어하면서 함께 하는 것이다.



겉으로 비교적 올바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도 수없이 많은 실수와 상처와 아픔과 결점 속에서 오늘의 나로 살고 있는 것이다. 때론 감당할 수 없는 상처와 아픔 때문에 어딘가로 도망가 숨고 싶기도 하고, 모든 것을 다 버리고 극단적인 선택 앞에 머뭇거리기도 한다. 그런데 조금 실수했다고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온갖 매체를 동원해 비판하는 것은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저버리는 행동일 것이다.


강한 듯 보이는 사람이 더욱 약하고 완벽하게 보이는 사람이 결점이 많다. 강하게 보이는 것은 다만 어떤 특정 기준에 대해서 본인의 생각이 확실하다는 것이기에 다른 기준에 대해서는 약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겉으로 보기에 완벽하게 보이는 사람은 완벽함을 위해 억압하고 참아야 하는 것이 많기에 그만큼 더 많은 부분에서 결점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완벽하다는 것은 다만 환경과 누군가의 눈에 비친 완벽함일 뿐이다. 따라서 그 완벽함은 그가 지향하고자 하는 본모습이 아닌 것이다.



대중화 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쉽게 대중성의 가치에 함몰되어 사람을 평가하게 된다. 대중적 인기가 있으면 본인도 모르게 그 사람의 가치에 끌려가고 대중적 인기가 사라지면 본인도 모르게 기억 속에서 그 사람을 지우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대중적 인기는 마치 바람의 움직임처럼 끊임없이 다양한 기호에 따라왔다가 사라지고, 또다시 찾아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대중적 기호에 자신의 삶을 저당 잡힌 채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정말 쓸쓸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대중적 인기에 집착하게 되면 사람들은 내면의 가치보다 그들의 요구에 맞춰서 자신의 가치를 포장하는 데에만 급급하게 된다. 따라서 점점 더 자신의 가치는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어느 날, 아무도 없는 빈 공간에서 작은 빛 한 점과 대면하게 되었을 때 감당할 수 없는 외로움과 허무함이 찾아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린 반드시 타자와 독립된 ‘나’를 찾고 그 나를 따뜻하게 돌봐주는 삶을 살아야만 하는 것이다.



나를 찾아가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있다. 정답은 없다. 김수환 추기경님의 질문에 대해 신부님이 말씀하듯이 어쩌면 이것은 ‘하늘’만이 답을 주는 궁금함일지도 모른다. 그만큼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분명 이 길에 대해 고민하고 무엇이 진정으로 나다운 길인지를 찾아 나가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야지만 한 번 뿐인 삶의 가치를 귀중하게 여기고 되도록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도 절망과 아픔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사는 법을 찾기 위해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막상 긴 시간 힘겹게 자신의 모습을 찾고 고민하며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 봤지만 아직도 내가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 다만 지금도 ‘자아찾기’에 대해 지속적인 고민과 궁금증만 더해갈 뿐이다.



바람이 분다. 바람 앞에 온전하게 영혼을 맡기기 따뜻하니 좋다. 당신의 음성과 숨결이 영혼을 어루만져 준다. 고맙다. 인생아,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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