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 많은 그림을 그려봐도
수없이 많은 글을 써봐도
수없이 많은 노래를 불러봐도
그것을 찾는 사람이 없을 경우
스스로의 재능에 실망하며
애써 외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노래를 부르게 되면서 더욱더
자신의 재능에 큰 아픔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모순이야말로
어쩌면 가장 큰 상처일지 모릅니다.
내 삶을 누군가의 시선과 관심에
지배당해서는 안 됩니다.
보아주는 이가 없어도
읽어주는 이가 없어도
들어주는 이가 없어도 그 행위를 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모습을 잘 들여다 보면
그곳에는 바로 누구보다 그 행위를 사랑하는
당신의 모습이 빛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 된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가장 큰 행복인 것입니다.
돈이 되지 않는다고
사람들로부터 외면받는다고
너무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꾸준히 자신의 길을 뚜벅뚜벅 걷다 보면
모든 가치는 스스로 제 빛깔을 드리운 채
빛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말고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오직 자기 자신만을 의지하고 무소의 뿔처럼 길 없을 길을 혼자서 가십시오. 그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울 수 있을 때 K형의 작품에도 비로소 영성(靈性)이 깃들게 될 것입니다. -『나는 아직도 스님이 되고 싶다.』, 최인호, 여백, 2018.
누군가의 시선 때문에,
다른 그 무엇을 위해서,
예술을 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예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장사를 하는 것입니다.